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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 올해엔 담배 좀 끊어” 금연클리닉 찾는 흡연자들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하더라고요.”

서울 강남구에 사는 직장인 윤모(45) 씨는 담배를 끊으라는 가족들의 압박에 최근 집 근처 보건소의 금연클리닉을 찾기 시작했다. 가족들의 새해 희망 중 하나가 ‘아버지의 금연’이라는 말에 망설일 수 없었다. 그는 “하루에도 몇 번씩 흡연 유혹에 빠지고 이에 무너지다 보니 자신이 싫어질 정도였다”며 “올해는 꼭 금연에 성공해 가족들에게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연초 금연성공을 꿈을 위해 금연클리닉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금연클리닉에 들어서자마자 신발장 위에 놓여진 투명한 박스가 눈에 들어왔다. 사람들이 버린 담뱃갑이 수북했다. ‘올해는 꼭 금연을 하겠다’며 이곳을 찾은 흡연자들의 의지의 표현이다. 한 켠에서는 50대 남성 흡연자가 진지한 표정으로 금연상담사에게 상담을 받고 있었다. 상담사는 20분 가깝게 흡연자의 흡연 정도, 금연 시도 횟수 등을 꼼꼼하게 파악했다. 생활패턴까지 파악해 맞춤형 금연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서였다.

연초 금연클리닉은 가장 바쁠 때다. 평소보다 약 2배의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마포구 금연클리닉 관계자는 “연초에 새로운 마음으로 금연을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상담을 받는 사람들도 증가하는 것 같다”며 “연령대도 20대부터 70대까지 매우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금연클리닉은 최대 12주 분량의 니코틴 보조제(패치ㆍ껌), 지압기, 치약ㆍ칫솔, 구강청결제 등을 지급하고 6개월간 9차례 정도의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용은 무료이다.

흡연자들은 상담사에게 누군가에게 관리를 받고 있다는 기분만으로도 금연에 도움을 받는다고 했다. 금연 3개월 차인 이모(36) 씨는 “계속 금연 실패를 하면서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었는데 상담사가 꾸준히 격려해주고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니 훨씬 나아졌다”며 “올해는 금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보건소 금연클리닉 등록자 수는 2015년 57만4000여 명, 2016년 41만2000여 명, 2017년 40만 4천여 명(12월 미집계)이다. 이 중 연초인 1/4분기 등록자 수는 2015년 27만9000여명(48.7%), 2016년 12만1000여 명(29.3%), 지난해 14만6000여명으로, 다른 분기에 비해 훨씬 많다.

올해도 새해를 맞아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새해를 맞아 직장인 7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금연 계획’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중 52.7%가 현재 흡연을 하고 있으며 흡연자 중 84.2%가 2018년 새해를 맞아 금연을 계획 중이라고 답했다.

금연클리닉뿐만 아니라 금연을 위해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직장인 흡연자 이윤호(37) 씨는 최근 직장 내 금연 동아리에 들어갔다. 담배가 생각날 때마다 서로 카카오톡으로 격려를 하고 금연 성공 사례를 공유한다. 이 씨는 “금연을 다짐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담배를 피우는 것을 보고 혼자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담배 유해성에 대해서 공부도 하고 금연성공자들 이야기를 듣다 보면 훨씬 수월하게 성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세희 기자/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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