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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니큐어ㆍ향수가 ‘위험물’?…“정전기에도 화재 위험성”
-생활화학제품 604종 위험물 판정실험 결과
-서울시 “311종 인화성ㆍ발화성 있어 주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어디서나 흔히 있는 매니큐어와 향수 등이 정전기와 같은 작은 자극에도 불이 붙는 것으로 조사돼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작년 8~11월 시내 대형점포 98곳을 전수조사하고 불에 약한 생활화학제품 604종에 대한 위험물 판정실험을 해보니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9일 밝혔다.

조사대상 생활화학제품은 일생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화장품과 향수, 손소독제, 벌레기피제 등이다. 화재에 직간접적 영향을 주는 생활화학제품 종류와 그 위험성에 대한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있는 매니큐어와 향수가 정전기와 같은 작은 자극에도 불이 붙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123RF]
화재위험물품 수거ㆍ판정 결과 [사진제공=서울시]

본부 관계자는 “잇따른 화재사고로 예방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이라며 “관련 대책을 수립하는 한편 시민에게 경각심도 주기 위해 조사를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604종 제품 중 311종이 인화성ㆍ발화성 등 성질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화점이 40도 이하로 작은 자극에도 불이 붙을 수 있는 제품은 195종이었으며, 이 중에는 화장품(37.4%)과 방향제(28.2%) 품목이 상당수였다.

주요 제품의 인화점은 매니큐어 10도, 차량연료 첨가제 14~174도, 향수 16~23도, 디퓨저 17~126도, 리무버 18~51도, 손소독제 20~31도 등이다. 이들 제품 모두 정전기는 물론 직사광선을 받는 밀폐공간에만 있어도 위험하다는 게 본부 설명이다.

조사는 대형점포 98곳이 파는 제품 중 ‘위험물안전관리법’에 따라 ‘위험물’로 의심되는 생활화학제품 664종을 표본수거한 후 중앙소방학교 소방과학연구실 등에 ‘위험물 판정 실험’을 의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60종은 현재 실험 중이라 제외됐다. 98곳에서 파는 제품 5만여종 중 ‘위험물’로 의심되는 제품은 약 5000여종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본부는 대형점포 상당수가 일반 제품, 위험물이 있는 제품을 구분없이 제품을 진열 중인 상태라고 밝혔다.

본부 관계자는 “(몇몇 점포는)불이 날 시 혼재된 위험물 때문에 대형참사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분리유통과 별도 진열공간 마련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본부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형점포 위험물 저장ㆍ취급소 설치와 위험물 안전관리자 선임 등을 뼈대로 한 ‘대형점포 화재위험물품 안전관리 대책’을 세운 뒤 관련 법령 개정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정문호 시 소방재난본부장은 “그간 사각지대에 있던 생활화학제품 종류와 그 위험성을 확인하는 데 의미가 컸다”며 “쉽게 볼 수 있는 제품의 위험성이 확인된 만큼, 판매자와 사용자도 각별히 주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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