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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평창 유화책, 한ㆍ미군사훈련 연기 넘어 비핵화 논의 이어질까
-김정은, 신년사 통해 평창올림픽 참가 의사 보여
-한ㆍ미군사훈련 연기 후 비핵화 논의 미지수

[헤럴드경제=이정주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표단 파견 의사를 보인 가운데 한ㆍ미연합훈련 연기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9일 연합훈련 연기를 미국에 제안했다. 연합훈련 연기 이후 북한이 비핵화 논의 테이블에 나설지는 미지수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일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다음달 9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과 3월 9일부터 18일까지 개최되는 패럴림픽 기간을 고려해 키리졸브(key Resolve)와 독수리(Foal Eagle) 훈련이 4월 말로 연기될 전망이다. 이는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 평화 분위기 조성을 위한 문 대통령의 요청과 북한 김정은의 신년사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월 16일 해군작전사령부에서 2017년 키리졸브ㆍ독수리(KR·FE) 연습으로 열린 한미 연합 대테러훈련에서 해군작전사령부 헌병전대 장병과 미 188헌병대(대구 주둔) 대원들이 요인이 탑승한 차량을 경호하고 있다.[해군작전사 제공=연합뉴스]

김정은은 지난 1일 오전 신년사 육성 연설에서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새해는 우리 인민이 공화국 창건 70돌을 대경사로 기념하게 되고 남조선에서는 겨울철올림픽경기 대회가 열리는 것으로 하여 북과 남에 다 같이 의의있는 해”라고 말했다.

미국도 현재까지 연합훈련 연기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조만간 문 대통령의 제안에 화답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해 12월 29일(현지 시각) 펜타곤에서 “우리는 늘 연합훈련 일정을 조정해 왔다”며 “함선을 특정 기간에만 가용할 수 있고 정치적 고려도 있을 수 있으며, 현지 휴일 같은 이유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늘 그렇듯이 훈련 일정은 조정되는데, 이는 한미 양국에 달려 있다”며 “미국과 한국 정부가 발표할 예정이고, 솔직히 당장은 답을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미국 또한 연합훈련 연기에 전향적 입장을 취하면서 남북 간 ‘대화 테이블’ 마련을 위한 단초가 마련된 셈이다. 문제는 연합훈련 연기 후 향후 ‘비핵화 협상’ 로드맵에 달려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신년사를 통해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등 변화 조짐을 보였지만, 정작 ‘비핵화’에 대한 언급이 없어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북한이 추가 도발을 멈추고 노선을 선회한다면, 우리 정부가 한반도 협상을 주도할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매티스 장관의 언급대로 연합훈련은 한ㆍ미공조를 통해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더라도 우리 정부는 다음 포석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위 ‘조건 없는 대화’를 위해 군사훈련과 북한의 추가도발을 양측이 자제하면서 북한에 다각적으로 대화 명분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도 “연합훈련 연기는 비단 북한의 참가 여부를 떠나서 올림픽 개최 기간 동안 평화 분위기 조성을 위한 선택”이라며 “미국 입장에서는 훈련을 연기하면서 향후 북한이 추가 도발할 경우 대북 압박의 명분으로 삼을 수도 있는 카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핵화 협상은 미국과 북한 양국의 신뢰 관계가 없는 한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agamo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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