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MBC 연기대상’은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2017년 한해동안 MBC 드라마는 그 어느해보다 저조한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파업의 여파가 있기는 해도, 외주제작 드라마들도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다.
대상 후보에 오르려면 작품의 기획성이 좋고 완성도가 높은 가운데 좋은 연기력을 펼친 배우여야 한다. 그 점에서 견줘볼 때 ‘군주-가면의 주인’에서 유승호와 허준호 두 명이나 대상 후보가 나왔다는 건 지나치다. 두 배우의 연기는 좋았지만 작품의 완성도가 뛰어나지 못했다.
대상 후보에 오른 ‘병원선’의 하지원도 마찬가지다. 하지원의 연기는 나무랄 데 없었지만 ‘병원선’은 의학드라마로서 전개방식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못했고 화제성과 시청률도 별로 높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좋은 작품이 드문 상태에서 대상 후보들을 내놓아야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본다. 고육책이었음을 이해한다. 그런 가운데에서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의 김상중에게 대상을 준 것은 적절했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역적’ 남자주인공이었던 윤균상에게도 수상 기회를 한번쯤을 줘야 했다. 2017 MBC 연기대상의 2대 특징은 저조한 드라마 실적과 함께 수상자 남발이다. 최우수 연기상이 9명, 우수연기상이 8명, 황금연기상이 8명이나 된다. 하나의 상에 주말극, 미니시리즈,연속극, 월화극 부분을 나누고, 또 각각 남녀별로 시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어디에도 윤균상은 없다. 다른 사람이 받았으니 윤균상도 받아야 한다는 논리가 아니다. 윤균상은 초반 아버지 아모개(김상중)가 죽고난 후 바통을 잘 이어받았다.
윤균상은 백성의 마음을 훔친 길동으로서 중후반을 무게감 있게 이끌어갔다. ‘인류애’의 원리로 백성과 민초의 삶을 강조한 길동은 연산(김지석)의 ‘자기애‘와 좋은 대조를 이루며 극적 긴장감을 끌고갔다. 씨종의 자식이지만 출신 성분에 상관 없이 능력으로 승부하자는 길동의 논리는 수저계급론이 적용되는 현재의 대중에게도 큰 공감을 이끌어냈다.
‘역적‘은 많은 상을 받았다. 대상 수상자 김상중 외에도 시청자가 뽑은 올해의 드라마상, 최우수연기상 이하늬, 우수연기상 채수빈, 황금연기상 서이숙, 남자 신인상 김정현, 올해의 작가상(황진영), 아역상 이로운(어린 길동) 등 8관왕에 빛났다.
그런데도 윤균상에게 작은 상 하나 주지 못했다면, 현재 SBS 월화드라마 ‘의문의 일승’에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MBC 연기대상 시상식에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올 수밖에 없다. 만약 그 추측이 사실이라면 치졸한 행위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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