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와인 일변도 탈피, 다양성은 확대
-1~10월 와인수입량 2886만 리터(-6.6%)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지난해까지 소폭이나마 상승곡선을 그렸던 와인시장이 올해는 2009년 이후 첫 하락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스파클링와인, 로제와인, 주정강화와인 등이 성장하면서 와인의 다양성은 확대된 한해였다.
28일 주류수입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7년 1~10월 국내 와인 수입량은 약 2886만 리터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6.6% 줄어들었다. 이는 금융위기로 인해 국내 와인시장이 극도로 침체됐던 2009년 이후 첫 하락세다. 국내 와인 수입량은 2008년 2877만 리터에 이어 2009년 2300만 리터로 급감했다. 하지만 2010년 2456만 리터로 회복된 뒤 매년 성장해 2016년에는 3737만 리터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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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시장 규모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와인의 다양성은 확대됐다. 최근 서울시내 한 마트에서 와인을 선보이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처럼 와인시장이 침체된 것은 대형 유통사들의 적극적인 시장 진입에 따른 수익 악화에서 비롯됐다는 전망이다. 대형 유통사들의 정기적인 대규모 와인 할인행사로 정상 소비자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져 대형마트 비중이 높거나 가격 경쟁력이 약한 수입사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다 와인서처 등 앱을 통해 글로벌 판매가격이 공개되면서 주세의 조정이 없는 가운데 국내에서 가격 인하 압박이 극에 달해 마진 축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와인 업계 1위 금양인터내셔널의 매각과 업계 상위권이던 길진인터내셔날의 폐업은 올해 와인업계의 녹록치 않은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와인 수입량은 하락했지만, 2017년은 와인의 다양성 면에서는 괄목한 만한 변화가 일어난 해였다.
특히 스파클링와인, 로제와인, 주정강화와인 등이 성장하면서 레드와인 일변도에서 탈피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스파클링와인은 올 10월까지 353만 리터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4%, 수입액도 2986만 달러로 18.4% 증가했다. 연간 수입 비중에서도 2015년 이후 레드와인에 이어 꾸준히 2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로제와인과 와인에 주정(브랜디)를 넣은 주정강화와인의 성장세는 더욱 눈에 띈다. 이들 와인은 2017년 10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수입량은 25.4%, 수입액은 88.1%나 늘었다. 대표적인 포르투갈의 주정강화 와인 브랜드 다우(dow’s)는 올해 판매가 약 15% 증가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국가별로는 칠레와인이 국내 수입와인 1위를 기록했다. 올 10월까지 수입량이 751만 리터로, 2위인 스페인(630만 리터)와 비교해 무려 120만 리터나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칠레 와인의 여전한 인기는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와인브랜드 ‘몬테스’와 ‘1865’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몬테스는 매년 80만병 이상 판매되는 와인으로 내년 상반기에 수입 와인 최초로 900만병을 돌파를 기록할 전망이다.
가격 대비 우수한 품질력을 가진 와인을 고르려는 실속형 소비가 증가되면서 2016년 수입량 1위를 차지했던 스페인 와인은 수입량이 -32.1%를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스페인 와인의 수입량 하락은 호주와 아르헨티나 와인의 수입량 증가로 이어졌다.
한때 국내에서 칠레 와인과 같은 전성기를 가졌던 호주 와인은 올해 새롭게 부각됐다. 호주 와인은 올해 10월까지 206만 리터가 수입돼 지난해 동기간 대비 26.6%가 성장했으며 새로운 와인 명산지로 부각되고 있는 아르헨티나 역시 15.9% 성장했다. 특히 아르헨티나 와인은 카이켄, 트라피체 등의 지속적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다.
[연도별 국내 와인수입량]
2008년 2877만 리터
2009년 2300만 리터
2010년 2456만 리터
2011년 2600만 리터
2012년 2816만 리터
2013년 3254만 리터
2014년 3322만 리터
2015년 3680만 리터
2016년 3737만 리터
2017년 1~10월 2886만 리터
*자료=주류수입협회
yeonjoo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