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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도 빌라에 보이스피싱 콜센터 차린 국제 사기단
-국내서 외국인이 운영하는 보이스피싱 콜센터 적발 최초
-중국인 대상으로 보이스피싱…40억원 가로채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제주도에서 빌라를 통째로 빌려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운영해 중국인 등을 대상으로 수십억원을 편취한 국제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전기통신금융사기피해금환급에관한특별법위반 혐의로 대만인 총책 A(35)씨와 한국인 총책 B(41)씨 등 총 58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국내에서 외국인이 직접 운영하는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적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이스피싱 콜센터로 사용된 제주도 빌라 사진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제공]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4월부터 제주도 소재 빌라 2개동을 통째로 빌려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차렸다. 이들은 중국내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같으니 소재지 공안 팀장을 연결시켜 줄 테니 신고하고 상담 받도록 해라”, “정부기관에서 도와 줄 테니 지정된 계좌로 돈을 입금하라” 등 다양한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였다. 이같은 방법으로 가로챈 금액은 약 40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11월부터 이번달까지 편취한 금액은 4억6000만원이지만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확인 중에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피의자들은 상호 역할을 분담하여 조직적으로 범행에 가담했다. 대만인 총책 A씨 아래 교육, 자금관리, 실적관리 등을 담당하는 중간 책을 두어 콜 센터 상담원을 관리했고 조직원들의 여권과 휴대폰을 빼앗고 출입이나 상호 대화까지 감시하는 등 엄격하게 통제했다.

지난 9월 초순경 대만경찰로부터 관련 정보를 입수한 경찰은 총책 A씨의 인터넷 접속 IP를 추적하고 및 잠재적 범행장소를 탐문하기 시작했다. 이후 보이스피싱 콜센터 위치를 파악한 경찰은 지난 20일 오후 보이스피싱 콜센터 빌라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압수수색 현장에서는 범행에 사용된 노트북 14대, 휴대전화 총 158대, 보이스피싱 근무일지, 수익 장부 , 시나리오(멘트), 공안신분증, 사무실 배경음악 등이 발견됐다. 건물 내부에 있던 피의자 D(21ㆍ여) 씨 등 총 57명도 현장에서 체포됐다.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멘트 문서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제공]

압수수색 과정에서 피의자들은 출입문 개방을 거부하고, 범행에 이용된 휴대전화 등을 부수고, 시나리와 장부를 태우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동시에 경찰은 임대차 정보를 토대로 한국인 총책 B씨와 한국인 공범 C(37ㆍ여)씨가 머물던 서울 송파 거주지를 파악했다. 경찰은 거주지에서 잠복한 끝에 같은 날 B씨와 C씨를 모두 현장에서 체포했다.

경찰은 중국 사법당국과 공조해 본건 보이스피싱 범행의 피해자를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경찰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보이스피싱 콜센터가 국외에도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각국의 사법당국과 공조해 보이스피싱 사기범행 조직에 대한 수사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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