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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종40일 준희양’은 어디에…가족으로 향하는 경찰수사
3월30일이후 공식행적 사라져
가족 뒤늦은 신고, 수사 비협조


전주의 고준희(5) 양이 40일 째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경찰 수사의 칼 끝이 준희 양의 가족을 향하고 있다.

27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실종신고가 접수된 지난 8일부터 경찰과 소방인력 200여명이 매일 수색작업을 하고 있지만 하지만 행적에 대한 단서나 제보는 나오지 않고 있다. 애초 단순 실종에 중점을 뒀던 경찰은 가족에 의한 범죄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경찰이 강력범죄임을 의심하는 단서를 살펴봤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아이=경찰은 실종 신고 직후 주변 CCTV를 수거해 실종 당일부터 한 달 넘게 촬영된 화면을 분석했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준희양 모습은 없었다.

경찰 조사 결과 준희 양은 지난 3월 30일 어린이집에 등원한 것을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행적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준희 친부인 고모(36) 씨는 “아이가 아파서 치료가 필요하다”며 준희 양의 어린이집 등원을 중단시켰다. 이후 실종 신고 전까지 약 9개월 간 준희양의 공식적인 흔적이 전무하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준희 양 집 주변에서 목격자가 일부 나왔으나 이는 “진술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준희 양은 마지막 어린이집 등원에 앞서 지난 3월 18일 창상을 입어 친부와 함께 한 병원을 찾기도 했다. 이것이 준희 양이 마지막 병원 진료기록이다. 그러나 경찰은 상처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어 “준희가 학대를 받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뒤늦은 실종 신고…수사에 비협조적인 가족=고 씨와 그의 내연녀 이모(35) 씨는 지난 8일 덕진경찰서의 한 지구대를 찾아 준희 양의 실종신고를 접수했다.

준희 양의 친부모가 이혼 절차를 밟으면서 친모와 함께 살던 준희 양은 지난 1월 홀로 친부에게 보내졌다. 당시 이미 내연녀 이 씨와 살림을 합친 고 씨는 준희를 지난 4월 이 씨의 어머니인 김 씨에게 맡겼다. 이 씨의 친아들(6)과 싸움이 잦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고 씨와 준희 양 사이의 연결고리는 매달 70만 원의 생활비와 한 달에 한두 번꼴인 만남이 전부였다.

그러다 지난달 18일 고 씨와 이 씨가 다퉜는데, 내연녀의 어머니인 김 씨가 딸을 데려오기 위해 고 씨 자택으로 간 사이 홀로 방치된 준희 양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들은 “지난 11월 18일에 다툰 뒤 별거하면서부터 서로가 준희 양을 데리고 있겠거니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수사가 계속될수록 이들은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 씨는 수사 초기부터 거짓말탐지기 조사조차 거부했고, 고 씨는 1차 거짓말탐지기 조사에는 응했으나 이후 태도를 바꿔 2차 조사와 최면수사를 모두 거절했다. 내연녀인 이 씨도 법최면을 거절했다.

경찰은 지난 22일 가족들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컴퓨터 등을 확보했는데, 이들 모두 지난달 14일 휴대전화를 바꾼 정황도 확인됐다. 이들은 갑자기 휴대전화를 바꾼 경위를 묻는 경찰 질문에 “스마트폰을 바꿀 때도 됐고 보조금을 준다는 판매원 말에 새로 개통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준희 양의 유전자 시료가 경찰 수사의 핵심 단서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경찰은 가족들의 자택과 차량 압수수색 과정에서 준희 양의 것으로 보이는 머리띠 등 3 점에서 유전자 시료를 확보했다. 고 씨가 거주하던 자택 복도에서 혈흔으로 추정되는 얼룩도 발견됐지만, 아직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이 얼룩이 준희양 혈흔으로 확인되면 실종 사건은 강력사건으로 바뀐다.

이현정 기자/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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