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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상찮은 환율 움직임, 한국경제 ‘부메랑’ 되나
원화 3년만의 최고치, 수출 위협 가능성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원화 가치가 거의 3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초강세를 보이면서 우리 경제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화 강세는 그만큼 우리 경제의 기초여건이 견실하다는 반증이긴하나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과 수출 기업의 채산성을 동시에 악화시킨다는 점에서 되레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원화에 대한 ‘오버슈팅(overshooting, 과도한 쏠림현상)’을 막기 위한 ‘미세조정(smoothing operation)’ 등 적절한 시장안정화 대책과 함께 최근의 원화 강세를 국내투자 확대로 연결시키기 위한 적극적 정책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초에만 하더라도 달러당 1200원선에서 거래됐으나 이후 단계적인 하락세(원화 강세)를 보여 26일에는 달러당 1076.10원으로 1080원선이 무너졌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2015년 4월30일 1072.40원을 기록한 이후 2년8개월만의 최저치다.

원/엔 환율도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26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949.69원으로 2015년 12월 이후 2년만에 950원선이 무너졌다. 올 연중 최고치였던 4월14일의 100엔당 1051.23원과 비교하면 불과 8개월만에 원화가치가 9.7%(101.54원) 절상된 것이다.

이처럼 원화가 초강세를 보이는 것은 한국경제의 견실한 회복세와 수출증가 및 경상수지 흑자, 글로벌 투자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핵 우려 등 대외 리스크가 완화된 것도 원화강세에 한몫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이후 수출이 크게 증가하고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면서 국내에 달러화 유동성이 풍부해진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의 경상수지는 2012년 3월 이후 최근까지 68개월 연속 흑자를 지속하고 있다. 올들어 중국의 사드보복 등으로 여행수지 등 서비스수지가 큰폭 적자를 보이고 있지만, 반도체 등 상품수지가 급증하면서 흑자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수입 물가 하락에 따른 국내물가의 안정, 기업의 생산 및 설비투자 비용부담 완화 등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주로 내수 부문에서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반면에 원화 강세는 수출에 대체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산 수출품의 대외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수출 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킴으로써 대외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때문에 환율은 적정하며 예측가능한 수준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야 경제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최근의 환율은 우리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적정수준에서 크게 벗어난 상태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대내외 실질금리차와 상대적 교역조건 등의 지표를 이용해 3분기 원/달러 균형환율을 추정한 결과 달러당 1184원으로 분석됐다. 현재의 원화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는 것이다.

이처럼 원화의 고평가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우리경제에 큰 어려움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수출이 ‘나홀로’ 경기회복을 이끌면서 경기 개선의 온기가 소비 등 내수로 확산되지 못한 상태라는 점에서 원화 강세 지속은 상당한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외환시장의 과도한 쏠림을 방지하기 위한 대응과 함께, 원화 강세를 대외 의존도가 높은 자본재 투자 및 해외투자 확대 등으로 연결시켜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전략, 장기적으로는 수출제품의 특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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