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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형 생태산업단지는 지금]자원이 된 폐기물…온실가스 감축시대 다시 뜬 생태산단
이산화탄소 등 6종 배출량 규제
한국 2030년까지 37% 줄이기로

폐수·부산물 등 자원 회수기술
‘친환경 재활용’ 경제적 효과도

인류 생존에 필수 에너지원인 화석연료는 대량의 이산화탄소(CO2)로 대표되는 온실가스를 발생시켜 지구온난화 등 심각한 기후변화를 초래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오는 2050년까지 약 450억톤의 이산화탄소 감축을 전 세계에 권고한 상태다. 국제기후협약을 통해 규제되는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를 포함해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HFCS(수소불화탄소류), PFC(과불화화합물), SF6(육불화황) 6종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속도가 세계 3위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이에 대한 대비가 무엇보다 시급한 편이다.

국내의 경우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37% 감축키로 목표를 설정한 상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 도입, 배출권 거래제 시행 등 국가적 차원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울산 산업단지 SK어드밴스드 공장 전경. [헤럴드경제DB]

▶친환경과 경제성 동시에 잡아= 이 같은 상황에서 온실가스 배출은 줄이고 에너지자원을 재활용해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생태산업단지’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생태산업단지(EIP, Eco-Industrial Park)란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스팀과 처리용수 등 폐ㆍ부산물을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자원순환시스템이다. 제품의 설계ㆍ생산공정 등 생산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제거할 수 있는 청정생산기술을 활용해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생태산업단지는 지난 1961년 덴마크의 칼룬보그산업단지에서 입주기업들이 폐자원을 서로 교환하는 개념으로 처음 등장한 이후 미국, 영국, 일본 등지에서 도입되면서 점차 활성화됐다. 국내의 경우 산업통상자원부가 2005년부터 약 13년간 울산을 비롯한 12개 지역 전국 105개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약 810억원의 예산을 투입, ‘친환경 생태산업단지 구축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금까지 총 2조4226억원의 경제적 성과와 온실가스 854만톤 저감, 폐부산물 685만톤 저감이라는 환경적 효과를 거뒀다. 또 신규 투자 7613억원, 992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내는 우수한 성과를 나타냈다.

실제 경남 창원산업단지 입주업체 알앤이는 기존 소각 처리하던 폐인조대리석을 열분해를 통해 산화알루미늄으로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 이탈리아와 중국 수출을 통해 신규매출 39억원, 이산화탄소 2만1120톤을 저감하는 성과를 올렸다.

여수산업단지의 마린테크노는 수산가공 중 발생하는 부산물을 활용, 고부가가치 콜라겐 및 비료생산 재활용 기술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만 미국, 멕시코,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페루 등 5개국에 56만 달러의 수출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포항제철소에서는 철강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저장해 인근 복지시설과 주택단지에 공급하는 열공급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정석 산업통상자원부 기후변화산업환경과 사무관은 “국내 산업단지는 지난 50년 동안 고도 경제성장의 초석으로 작용해왔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한 환경오염으로 인해 환경성과 경제성을 갖춘 지속가능한 산업단지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면서 생태산업단지 구축으로 기업들이 실질적 이익을 창출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터키, 모리타니 등 해외진출 가능성 높아= 한국형 생태산업단지 구축사업은 이 같은 높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국가 R&D 장기계속사업 대상 일몰시점 설정에 따라 정부 예산지원이 중단된 상태다. 13년간 끌어온 장기과제였던 만큼 민간주도 사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안상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 박사는 “한국형 생태산업단지는 높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사업 일몰 후 ‘산업단지 온실가스 저감 재자원화 실증화’ 사업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4차 산업혁명, 기후변화 등 친환경 산업에 대한 이슈가 증대되고 해외에서 협력 요청이 쇄도하고 있어 정부가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형 생태산업단지는 국내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과 달리 해외에서 기술이전 요청 등이 밀려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세계은행(The World Bank)과의 협력을 통해 개발도상국 중심, 한국형 EIP 보급을 통해 미래먹거리를 창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안 박사는 “세계은행의 마케팅 파워와 한국의 기술력을 결합한다면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13년간 누적된 다양한 기술들의 표준화를 통해 적극적인 사업화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내 전문가들은 한국형 EIP 모델이 해외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생태산업단지 고도화를 위한 청정생산기술 개발 및 유관기관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한국산업생태학회장 울산대 박흥석 교수는 “한국형 EIP 모델의 해외진출은 우리의 강점인 스팀네트워크 기술 개발을 발전시켜 적용하고 공적원조(ODA) 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nbg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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