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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 중구청, 왜장 ‘가토 기요마사’ 동상 건립 추진 논란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울산광역시 중구청이 정유재란 당시 왜군이 쌓은 왜성 ‘학성공원’ 입구에 조선을 유린한 왜군 장수 ‘가토 기요마사’의 동상을 세우기로 해 지역사회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20일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울산 중구청이 태화강 인근에 위치한 학성공원에 일본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해 1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정유재란 당시 모습을 재현하는 공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지역사회에서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학성공원이 간직하고 있는 역사적 아픔이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울산 학성공원 입구[사진=다음 로드뷰 캡처]

울산광역시 중구 학성동에 있는 학성공원은 얼마전까지만해도 왜성으로 불렸다. 당초 신라의 계변성(戒邊城)이었으나 지난 1597년 정유재란 때 왜군이 조선과 명나라(조명)연합군에 맞서기 위해 인근 병영성과 울산읍성에서 돌을 빼와 새로 쌓은 성이다.

당시 왜장은 가토 기요마사. 그는 왜군을 이끌고 이곳에서 배수진을 치고 조명연합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여 수성에 성공했고 당시 수많은 조선군이 숨졌다. 

1598년 11월 18일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죽음으로 철수하게 된 일본군은 성에 불을 지르고 성 뒷쪽 태화강 하류를 타고 떠났다.

특히 중구청은 학성공원 입구에 당시 조선군 도원수 권율과 명나라 장수 양호와 함께 왜장 가토 기요마사 동상을 세우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1.7미터 높이의 가토 기요마사 동상은 현재 고증을 거쳐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중구청은 "역사적 의미가 있는 학성공원이 슬럼화되고 시민들에게서 멀어지는 현실을 되돌리기 위한 것"이라며, "설치될 동상은 권율장군과 명나라 양호장군은 기마상으로 울산왜성을 진격하는 모습이고, 왜군 가토 기요마사는 도산성 전투에서 성내 고립돼 물과 식량 부족으로 괴로움에 시달리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일본이 아직 사과를 한 적도 없는데 일본 장수 동상을 세우는 것은 잘못됐다며 반발하고 나섰고 정치권도 이를 쟁점화하고 있다.

민중당 울산시당은 20일 성명을 내고 “학성공원은 가토 기요마사가 수많은 조선인들의 희생을 통해 세운 공원이며 정유재란 당시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으로써 한이 서린 역사의 현장이다”면서 “중구청의 발상은 실로 충격적이다. 결단코 가토 기요마사 동상은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의 현장에 왜군 장수의 동상을 결코 세울 수 없다”면서 “시민의 정서로도 용납될 수 없으며 자라나는 미래세대에 대한 올바른 역사관 확립에도 결코 도움이 될 수 없다. 더군다나 울산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공원에 관광 활성화 명목으로 가토 기요마사 동상을 세운다는 발상이야말로 역사를 바로 세우는 작업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성공원을 고증을 통한 뼈아픈 역사의 현장으로, 울산 시민들의 올바른 역사관 확립의 현장으로,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의 역사 배움터의 현장으로 다시 찾아야 할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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