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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생 사이 유행하는 ‘엄마몰카’로 학부모들 울상
[헤럴드경제=이슈섹션] “민낯이 너무 적나라하던데?”

8일 동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학부모 모임에 나간 이모씨(39)는 아들 친구 엄마에게 자신의 ‘몰래카메라(몰카)’ 영상이 있다는 걸 전해 듣고 깜짝 놀랐다. 떨리는 마음으로 동영상을 찾아봤다. ‘엄마몰카’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욕실에서 막 세수하고 나온 이씨가 아들의 장난에 깜짝 놀라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씨는 “이상한 영상은 아니지만 내 얼굴이 인터넷에 떠도는 걸 보고 당혹스러웠다“며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이라고 하지만 혹시 우리 아이가 다른 사람 몰카까지 찍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털어놓았다.

[사진=123rf]

요즘 초등학생 사이에 ‘엄마 몰카’가 유행이다.

물론 ‘아빠 몰카’도 있지만 대부분 엄마가 대상이다. 대부분의 몰카 영상은 다친 척하기, 자는 엄마 깨우기, 물에 불린 휴지심으로 배설물 모형을 만들어 부모에게 갑자기 보이기 등 소소한 장난을 찍은 것이다. 일부는 엄마 엉덩이 때리고 도망가기 등 다소 ‘과한’ 수위의 영상도 있다.

아이들은 이런 영상을 자신의 SNS나 유튜브 등에도 게시한다. 대부분 아이의 장난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유튜브는 전 세계 사람들이 이용하는 플랫폼이라 사생활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이 퍼지는 걸 생각하면 부모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아이가 언제 어떻게 찍는지도 잘 모르고 영상을 인터넷에 올려도 확인할 길이 없다.

‘엄마 몰카’의 대상이 됐던 한 학부모 는 “집에서 편하게 있는 모습을 내가 모르는 사람이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무섭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를 어느 정도까지 혼내고 관리해야 할지를 놓고 부모의 고민이 크다. 부모들은 “24시간 아이를 감시할 수도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내 아이인데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것이 힘들다”는 반응이다.

엄마 몰카 유행의 배경에는 인터넷 개인방송 중계 사이트에서 ‘지인 몰카’의 인기가 높은 탓도 있다. 여자친구가 남자친구를 발로 차 물에 빠뜨리거나 부모에게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장면 등을 찍은 몰카다.

이런 지인 몰카 영상의 평균 조회는 수만 건에 이른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는 “아이가 스마트폰으로 매일 ‘일반인 몰카 동영상’을 본다“며 ”내용을 떠나 몰카 자체가 불법적인 측면이 있는데 혹시 아이가 잘못된 인식을 가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초등생 몰카에 대해 “몰카가 미치는 순기능과 역기능 모두를 아이들에게 인식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무리 가족이라도 친한 친구더라도 인터넷 사이트에 올릴 경우 사전에 영상 속 인물에게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걸 알려줘야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친구라서, 엄마라서 괜찮다. 몰래카메라인데 어떠냐’는 인식은 미래를 생각할 때 정말 위험한 상황이다”고 경고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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