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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美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중동 화약고’ 건드렸다
-“대사관 이전은 예루살렘 수도 인정 의미”
-팔레스타인 등 아랍권 국가 반발…국제사회도 우려 표명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랍권 국가들의 반대에도 주 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을 강행할 것으로 보이면서 중동 지역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예루살렘이 이스라엘-팔레스타 분쟁지인 동시에 종교적 충돌 여지가 큰 지역이라는 점에서, 미 대사관 이전으로 촉발된 갈등이 이슬람 국가들 간 유혈 사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5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변인 나빌 아부 루네이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아바스 수반 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 국왕, 이집트 대통령 등 주변 4개국 정상에게도 이같은 계획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팔레스타인 시위자들이 6일(현지시간) 주 이스라엘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한다고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포스터를 불태우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베들레헴=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미 대사관 이전 여부를 6일 정오경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대사관 이전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건물 확보 및 직원 거주지 문제 등으로 실제 이전까진 6개월 가량 소요될 것으로 고위 당국자는 예상했다.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는 것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겠다는 의미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지역인 예루살렘에 대한 최종지위가 양국 간 협상에서 결정될 문제라는 외교적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미국 정부가 대사관 이전 조치를 내린다면, 미국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처음으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국가가 된다.

로이터, 가디언 등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수십년 간 미국의 외교정책을 뒤엎을 뿐 아니라, 중동 전역의 불안을 불러올 수 있는 움직임”이라고 지적했다.

아바스 수반은 이날 통화에서 트럼프 측에 후폭풍을 경고하면서, 세계 지도자들과 함께 대사관 이전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살만 사우디 국왕은 “전 세계 무슬림을 자극하는 위험한 행보”라고 지적했고,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도 “중동 지역의 안정 및 안전에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미국이 예루살렘을 수도로 인정한다면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끊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에 카츠 이스라엘 정보장관은 육군 라디오 방송에서 “폭력 사태를 비롯한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랍권을 넘어 유엔 등 국제사회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예루살렘 문제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두 당사자의 직접 협상으로 최종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대사관 이전 조치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궁극적으로 미국의 입장에서 최선의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이 시점에서 (이전에 대한) 그의 생각은 상당히 견고하다”고 말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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