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쫓겨나는 알바③] “꺾기에 미지급까지”…여전한 알바 수난시대
-15분씩 임금 깎는 ‘꺽기’…몰라서 놓치는 경우 많아
-월급에서 업무상 손실 차감… 엄연한 임금체불
-전문가 “근로계약서부터 작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서울 강동구의 한 PC방에서 일하는 취업준비생 박모(28) 씨는 이른바 ‘시급 꺾기’ 때문에 고용 당국에 진정까지 하는 소동을 겪었다. 이따금 사장이 “일찍 퇴근해라”라고 말하며 이 씨를 퇴근시켰는데, 박 씨의 임금은 그때마다 30분 단위로 깎이고 있었던 것이다. 나중에서야 다른 지인으로부터 그런 식의 행위가 불법이라는 걸 들은 박 씨는 황당했다.

박 씨가 몇 달이 지나서야 해당 행위가 이른바 ‘임금 꺾기’라는 불법 행위에 해당한다는 걸 지적했지만, 사장은 “일을 안 한만큼 뺐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그러나 사장의 행동은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근무시간을 위반하고 임의로 단축한 경우로, 결국 박 씨는 근로감독관과 상담한 끝에 사장으로부터 받지 못했던 미지급 임금을 받을 수 있었다. 박 씨는 “빨리 알아보지 않았더라면 시간이 지나 출ㆍ퇴근 기록도 찾지 못했을 것”이라며 “개인신분으로 점주를 상대해야 하는 아르바이트생에게 구제 방법은 너무 멀리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박 씨의 경우처럼 이른바 ‘꺾기’로 대표되는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부당 노동행위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계약서 미작성부터 임금체불까지 아르바이트생들이 현장에서 겪는 부당함은 다양하지만, 대처 방법을 몰라 부당한 대우를 받더라도 구제받지 못하는 경우 많다.

특히 이른바 ‘꺾기’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업장의 사유로 약속된 근로 시간보다 적게 근무하는 경우로, 법적으로 사업장 귀책에 따른 휴업으로 분류된다. 당연히 그에 대한 책임도 사업장에서 져야 하지만, 실제 사업장에서 이를 지키지 않아 임금을 받지 못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이 많다. 올해 초에는 한 패스트푸드 업체가 아르바이트생들을 상대로 ‘15분’, ‘30분’씩 임금 꺾기를 해오다 시민단체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해당 정책을 철회하기도 했다.

업무 도중 발생한 손실을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전가하는 행태도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전문 사이트 ‘알바천국’의 설문에 따르면 편의점 아르바이트 경험자 중 82.9%는 편의점 마감 시 정산 금액이 부족했던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의 대처 방법으로는 “부족한 금액을 그 자리에서 사비로 충당한다(52.5%)”는 답변과 “월급에서 차감한다(16.3%)”는 답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는 근로기준법상 임금체불에 해당되지만, 실제 현장에서 아르바이트생 상당수가 자비로 손실금을 충당하고 있다.

특히 단기 아르바이트 같은 경우는 근로계약서를 아예 작성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나중에 부당한 대우를 받더라도 구제를 받지 못하기도 한다. 김대원 노무사는 “꺾기 등을 통해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에 대해 개인으로 대응해야 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이 대처가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특히 근로계약서를 아예 작성하지 않는 경우에는 부당한 대우를 받더라도 제대로 대처할 수 없는 경우가 있어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때 근로계약서를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