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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서와~’ 우주여행은 처음이지?
우주관광객 수백만명시대 곧 도래
짧은 ‘지구 준궤도’ 부터 화성까지
일곱가지 여행방법·비행방식 소개
수퍼맨처럼 날기·숙면비결도 담아


TV 예능 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독일편의 외국인들을 보면, 여행가이드북을 잠시도 손에서 놓치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숙소나 맛집 탐색은 물론 한국말과 역사까지 모든 정보를 책에서 찾고 확인하고 또 본다.

1961년 4월 12일 유리 가가린이 첫 우주 비행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우주를 여행한 사람은 500~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조만간 우주관광 상품이 선보이면 수백만명으로 폭증할 것이란 전망이다. 여행경비가 과거 수천만 달러에서 1인당 20,30만 달러로 낮아진 까닭이다. 지구와 전혀 다른 환경인 우주로 여행을 떠나자면 알아야할 게 적지 않다.

“우주에서 단일체로 존재하는 지구를 바라보면 이런 의문이 들 것이다.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은 어째서 우리의 행성과 삶, 그 밖의 모든 것에 대해 그토록 좁은 관점을 지녔을까? 왜 우리는 서로에게 해를 입히거나 나쁜 감정을 갖지 않고 어울릴 수 없는 걸까? (…)적어도 우리 태양계에서 우리 인간과 같은 존재은 어디에도 ‘없다’.”(‘화성인도 읽는 우주여행가이드북’에서)

때 마침 전문가가 쓴 우주여행가이드북이 나왔다. 美 메인대 천문학과 교수로 전 NASA 연구원인 닐 코민스가 쓴 ‘화성인도 읽는 우주여행 가이드북’(한빛비즈)이다.우주와 태양계는 어떻게 생겼는지 기초지식부터 물속에서 자연스럽게 걷기 등 우주여행 시뮬레이션, 우주여행 첫 며칠 동안 생기는 일, 우주여행에 적응하는 법, 여행지별로 즐길 수 있는 체험들까지 여행시 알아야 할 모든 게 들어있다.

대부분의 여행이 그렇지만 우주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건 당연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말하는 우주란 어디서부터 시작일까? 대기권 너머의 광대한 공간을 흔히 우주로 생각하지만 어떤 경계면이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우주 애호가들은 우주를 카르만선 너머로 정의한다. 미국 과학자 시어도어 폰 카르만의 추론에서 발전한 것으로 지표면 위, 공기가 희박해지는 지점, 약 100km고도이다.

우주여행은 지구궤도에 들어서지 않고 돌아오는 가장 짧은 준궤도 여행부터 궁극의 여행지인 화성까지 일곱가지 상품선택이 가능하다. 여기에는 지구 궤도에 들어가되 더 나아가지 않고 돌아오기, 달 여행, 지구근접 궤도의 천체에 갔다가 지구로 돌아오는 여행, 지구의 트로이 소행성, 화성의 위성 여행도 포함된다. 저자는 일곱가지 여행이 어떤 비행방식으로 이뤄지고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지 하나하나 들려준다.

나사의 목록을 보면, 우리가 가까운 미래에 가볼 수 있는 우주여행지는 1300개나 된다.

그 중 지구 궤도에서 달로 가는 여정을 살펴보면, 우주에서 며칠 생활하다 우주 적응 증후군이 사라질 때쯤 달 여행은 시작된다. 지구 궤도를 벗어나 밴앨런복사대를 통과한 뒤 로켓이 점화된다. 관성으로 달을 향해 날아가도록 하는 작업이다. 달 궤도 진입 전까지 관성으로 달을 향해 날아가는 동안에는 우주복을 입고 있을 필요가 없다. 이때 미소 중력상태를 체험할 수 있다. 2~3일 걸리는 이 여정동안 지구가 작아지고 달이 커지는 광경은 하이라이트. 달은 지구와 자전주기가 같아 지구와 늘같은 면을 마주하기때문에 우리는 달의 뒷면은 어두울거라 상상하지만 달의 뒷면은 어둡지 않다.

저자가 들려주는 우주여행의 매력 중 하나는 천체 관찰이다. 지구에서 천체를 볼 때는 대기의 움직임 때문에 빛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주에서는 뚜렷한 형체를 볼 수 있다. 저자가 권하는 특별한 즐거움은 우주 유영. 값이 비싸더라도 이런 옵션이 들어간 우주여행상품을 고르라고 권한다. 우주 정거장 또는 우주선 밖으로 나가 떠다니는 우주유영은 사전에 수중 훈련을 받아야 한다. 우주 정거장에서 우주복의 낮은 기압에 적응하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우주복 안에 속을 게우지 않도록 멀미 패치를 붙이는 건 팁. 우주 정거장이나 우주선에 줄을 연결한 상태로 밖에서 여러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저자는 비행 훈련 교관처럼 미소중력 상태에서 다치지 않고 수퍼맨처럼 나는 법이나 화장실 이용법 등도 세세히 일러준다. 도전적이고 흥미로운 우주여행이지만 리스크도 적지 않다.

우리 몸은 오랫동안 지구의 환경에 적응된 탓에 무중량상태에선 신체이상 반응이 생기게 마련이다. 내이(內耳)의 균형 감각 상실로 갖가지 신경계 증상을 겪고 현기증, 현훈에 시달리거나 급속한 안구운동이 일어나기도 한다. 문손잡이를 돌리거나 스위치를 다루는 소근육 운동도 다시 배워야 한다. 우주에서 궤도에 들어가 미소 중력 상태가 시작되면 일시적으로 고유 수용감각이 떨어져 무언가를 집으려 할 때 위치나 거리를 제대로 가늠하지 못하는 일도 종종 벌어진다.

궤도에 진입할 때와 지구로 돌아올 때 가속과 감속은 경우에 따라 심각한 신체손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 지구중력 가속도의 4배~6배를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공기조절 장비나 소프트웨어의 결함, 우주선 파열, 우주복 누출 등에 따른 기압 저하는 저산소증의 원인이다.

우주여행시 동승객들의 인간관계도 무시못할 사안이다. 특히 한정된 공간에서 과밀로 인한 사생활 침해같은 일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마음챙김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가령 둥둥 떠다니며 책을 읽다가 책을 놓치는 바람에 상대방을 칠 수 있고 사적공간을 침범할 소지가 종종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여행시 한 권의 책을 가져가야 한다면 이 책이다. 떠날 수 없다면 책을 따라가며 여행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과학지식은 덤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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