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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 강진 후폭풍] 지진공포에 ‘재난가방’ 다시 싸는 시민들
생존가방 검색 86배·판매량 4배 급증
SNS엔 재난대피 가방 인증사진까지


#1. 경북 경주에서 4세 자녀를 키우고 있는 주부 A(37) 씨는 포항 지진 소식을 듣고 남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난해 관측 사상 최악의 지진을 겪어봤기 때문이다. 커다란 재난 대피 가방을 싸두었던 A 씨는 포항 지진 소식을 접한 후 1년 만에 재난 가방을 다시 꺼내 재정비했다.

유아용 해열제 등 비상약을 바꾸고 비상용 식량도 더 챙겨 넣었다는 A 씨는 “여진이 계속 발생한다고 하니까 괜히 불안하다”며 “주변에서 유난 떤다고 뭐라고 해도 우선 재난 대피 가방을 준비해놓고 있는 것이 마음편해서 (가방을) 챙기게 됐다”고 말했다.

#2. 백일 된 아들을 키우는 주부 B(29) 씨도 한동안 방치해둔 재난 대피 가방을 다시 꺼냈다. 남편은 괜한 극성을 부린다며 B 씨를 타박했지만 갓난아이를 키우는 B 씨 입장에선 맘이 특히 불안해진 터였다. B 씨는 아이를 위한 분유, 기저귀는 물론 ‘개인재산용 가방’까지 따로 챙겼다.

B 씨는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보험증서, 집문서, 통장 등을 넣은 가방도 따로 준비했다”며 “다 무너지면 증거라도 있어야 보상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걱정된 목소리로 말했다.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난 이튿날인 16일 SNS에는 “작년 경주 지진 때 싸뒀던 생존 배낭을 다시 정비했다”는 인증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연합뉴스]

16일 포항 지진의 여파로 지난해 경주 지진 때와 같이 재난 대피 가방을 챙기는 시민들이 다시 생겨나고 있다.

SNS상에선 지진에 대비해 여벌의 옷과 재난 대피 가방을 챙겼다는 인증 사진이 다수 게시돼 있다. 특히 어린 자녀들을 둔 부모들의 경우 유아용 헬멧까지 챙긴 인증사진이 공유되고 있다.

실제로 포항 지진 이후 온라인몰에선 재난 대피 가방 관련된 용품 검색량이 폭증했다.

오픈마켓 11번가에 따르면 전날 지진용품 관련 검색량이 지난달에 대비해 86배 증가했다. 1인용 피난 배낭 세트와 같은 생존 가방의 판매량도 약 4배 늘었다. G마켓과 옥션에서도 안전모의 판매량이 각각 187%, 93%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지진 관련 용품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이마트에 따르면 포항 지진 이후 생수와 라면, 핫팩 등의 판매가 최대 150% 늘었는데 특히 영남권역 점포에서 재난구호용품 매출이 60%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행정안전부는 재난 상황 시 비상약, 비상식량, 손전등 등을 대피준비물로 챙기도록 권고하고 있다. 행안부는 대피준비물은 평소 가족수대로 챙기고 귀중품이나 현금은 방수가 되는 비닐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현정 기자/r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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