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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중기획-③공공장소 에티켓] “어린이 우선입니다”…일본 공원엔 애완견이 없다?
-공원 내 어린이 전용구역 운영...관리인도 상주
-공원 전체가 ‘애완견 금지’인 경우도…대부분 따라
-“모두가 이용하는 공간이지만, 어린이 배려 우선”

[헤럴드경제(도쿄)= 유오상 기자] “No pet, no dog.”

일본 도쿄 치요다구에 위치한 한 공원. 의회와 정부기관들이 몰려있어 큰 공원에는 주중임에도 점심때를 맞아 모인 사람들로 붐볐다. 그러나 이날 자신의 애완견과 함께 공원을 찾은 한 외국인은 입구에서 관리인의 제지를 받아야만 했다.

외국인은 공원 관리인에게 항변했지만, 관리인은 공원 입구에 설치된 표지판을 가리키며 애완견의 입장을 막았다. 해당 공원은 전체 면적 중 1/3가량이 어린이 전용 공간으로 지정돼 있어 규정이 까다롭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일본에서는 공원 내에 ‘어린이 전용구역’을 만들어 공놀이와 자전거 통행, 애완견 출입 금지 등 규정을 더 엄격하게 운영한다.

공원 관리인인 와타베(60) 씨는 “인근 어린이집에서 매일 아이들을 데리고 온다”며 “혹시나 노숙인이나 개가 아이들에게 위해를 끼칠 수 있고, 담배를 피우는 것도 어린이들에게 안 좋을 수 있어 흡연구역 단속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원의 어린이 전용구역에도 소풍을 나온 어린이집 원생들이 눈에 띄었다. 혹시나 안전사고가 있을까 공원 관리인도 어린이집 교사와 함께 원생 통솔에 나섰다.

이 공원이 아니더라도 규모가 있는 도쿄 시내 대부분 공원에는 어린이 전용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인근 어린이집에서 야외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시설을 마련해놓거나 전담 관리인이 상주하며 운영 시간에 공원 입구를 지키기도 한다. 어른의 입장이 제한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공원은 보호자 외 출입을 제한하는 경우도 있다.

어린이 전용 구역에서는 흡연과 음주는 물론이고 공놀이와 자전거 통행, 애완견의 출입이 금지된다. 공원을 이용하는 어린이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공원을 이용하는 학부모들의 반응도 좋다. 이날 자녀와 함께 공원을 찾은 이케다(30ㆍ여) 씨는 “확실히 어린이 전용구역이 있는 공원이 안심이 된다”며 “거리가 조금 있더라도 이곳에 와서 놀게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원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만, 보호받아야 하는 어린이들을 먼저 배려하는 것에는 이의가 없다”며 “관리인이 항상 있기 때문에 화장실 등으로 잠시 자리를 비우더라도 안심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공원 내 지정 흡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일본 직장인들. 공원 곳곳에 관리인이 상주해 금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울 경우 곧장 제지당하고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어린이 전용구역이 아니더라도 공원 곳곳에는 관리인들이 상주하며 흡연 등을 철저하게 제한하고 있다. 공원 입구에는 금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울 경우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경고문도 붙어있다. 생활체육 공간에서 테니스를 하다가도 담배를 피우기 위해서는 3~4분가량 걸어 공원 구석에 있는 흡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워야만 한다. 일부 공원에서는 아예 공원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설정하거나 애완견의 출입 자체를 금지하기도 한다.

애완동물의 출입을 아예 차단하는 공원은 이용객들의 항의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정해진 규칙을 잘 따른다. 한 공원 관리인은 “이용객 중 개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도 있고, 개를 모두 좋아하는 것은 아니므로 애완동물을 이용하고 싶다면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허용되는 공원을 찾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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