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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불법 행진에 경찰 폭행까지…차벽ㆍ그물망 친 경찰의 속사정
-트럼프 방한 관련 찬반 나뉘어 ‘과격 집회’
-광화문광장 곳곳서 마찰…경찰, 강경 대응

[헤럴드경제=이현정ㆍ정세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서울 곳곳에서 찬반집회가 이틀째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집회가 과격양상을 보이면서 경찰이 강경 대응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에 도착한 지난 7일 오후 서울 청와대 인근과 광화문광장 등에선 찬반집회로 긴장감이 돌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환영식을 위해 청와대로 향하던 시각 광화문광장 남측에서 반대집회에 참가하고 있던 일부 ‘NO트럼프 공동행동’ 회원들이 “트럼프 방한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도로까지 진출하려고 시도했다. 일부 방패를 든 경찰은 이들을 불법 행진을 막고자 이들을 광장 안쪽으로 밀어 넣으려 시도했고 시위대가 준비한 나무로 만든 깃대와 피켓도 빼앗았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이 탄 차량 행렬이 청와대로 향하는 시간이 임박하자 이들의 모습이 노출되지 않도록 경찰은 경찰버스 10여대로 차벽까지 설치했다.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집회에서 등장한 첫 차벽이었다. 차벽은 트럼프 대통령 차량 행렬이 지나가자 40분 만에 철수됐다.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경찰들이 전쟁반대 평화실현 국민촛불 집회 참가자들이 던지는 야광봉과 물병 등을 막기 위해 가림막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날 저녁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공동행동 측의 촛불 행사에서도 경찰의 강경 대응은 계속됐다. 같은 시각 세종문화회관 쪽에서 보수단체의 집회가 진행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 행렬 시각이 다가오자 경찰은 광화문광장과 세종문화회관 사이의 이동을 막았다. 그러나 경찰이 양방향 이동을 막지 않고 광장을 출입하려는 시민들의 이동만 차단하면서 시민들 사이에선 불만이 터져 나왔다. 화장실에 가기 위해 광장을 잠시 나온 시민들부터 공동행동 측 행사 무대에 오르기로 한 인사들이 출입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한 것. 경찰이 이같은 조치의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자 집회 참가자들의 경찰에게 삿대질을 하며 차벽 문제부터 언급하며 항의했다.

그러나 경찰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호 문제상 차벽은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방한 소식이 알려진 뒤부터 반대 목소리가 매우 거세져 방한 당일 돌발행동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대통령경호법상 국빈으로 우리 나라를 찾는 외국 국가원수를 한 치의 빈틈 없이 경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처였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월 경찰은 차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경찰개혁위원회의 ‘집회·시위자유 보장방안 권고안 및 부속방안’을 받아들였다. 권고안에 따르면 경찰은 차벽 사용을 금지하되 경찰 인력과 폴리스라인만으로 집회·시위 참가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거나 과격 폭력행위(화염병·죽창·쇠파이프·각목·돌)를 저지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 차벽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이날 집회 현장은 일부 과격한 집회 참가자들로 눈살을 찌푸리기 일쑤였다.

이날 오후 10시 30분께 트럼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찬을 마친 후 숙소인 용산구 하얏트 호텔로 가는 길,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있던 공동행동 측 일부 참가자들이 트럼프 차량을 향해 물건을 던졌다. 경찰이 그물망과 방패로 이를 막으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자 경찰은 급히 트럼프 차량 행렬 경로를 바꿔 세종문화회관 쪽 도로 대신 주한미국대사관 쪽 도로를 이용했다. 광화문광장 북단부터 남단 끝까지 약 560m를 역주행한 것이다.

한 50대 진보단체 소속 남성 회원은 이날 오후 7시 30분께 폴리스라인을 뚫고 광화문광장 도로로 진입하려다 제지당하자 경찰관을 폭행하기도 했다. 앞서 오후 3시 30분께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한 60대 보수단체 회원이 집회 중이던 진보단체 회원의 뒤통수를 때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일각에선 집회 참가자들의 이 같은 과격한 행동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직장인 이모(34) 씨는 “광화문을 장악하면서 이 같은 극단적인 집회를 여는 것이 국익 측면에서 상당히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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