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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우커 쇼핑 1번지’의 두얼굴] “中 관광객들 늘고 있어요”…들뜬 동대문
상인들 “예년매출 찾을 것” 화색
사드보복 이후 어두운 표정 걷혀
편의점 “젤리는 재고없어 못팔아”


“저만의 사람수 판별법이 있어요. 저 앞에 횡단보도.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보면 돼요. 세줄이죠? 오늘은 제법 관광객이 많은 편인 것 같네요.”

말을 마친 동대문 패션상가 안전요원 이모(33) 씨가 담배를 한모금 빨았다가 연기를 ‘후’ 하고 내뿜는다. 담배연기가 공기중으로 분사된다. 밝은 목소리로 말하던 그는 “너무 바빠서 빨리 피우고 들어가야 한다”며 서둘렀다. 추운날씨와 주말이 겹치며 많은 사람들이 동대문을 방문한 덕도 있겠지만, 요우커가 돌아온다는 기대감에 동대문 거리는 활기찬 모습이었다.

한ㆍ중 지도부의 관계정상화 선언 이후 첫 주말을 맞은 지난 5일, 동대문을 찾았다.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메카로 불리는 동대문은 들떠있었다. 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밝은 표정이었다. ‘벌써부터 효과를 보고 있다’, ‘아직까진 잘 모르겠다’는 의견 차이는 있었지만,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 해빙분위기엔 입을 모아 ‘긍정적’이라고 했다.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동대문 패션상가 1층. 이날 방문한 고객들은 동남아시아와 일본인 관광객이 많았지만, 시장 상인들은 요우커가 돌아올 것이란 기대감에 들떠 있었다.

우선 동대문에서 몇안되는 편의점인 패션상가 밀레오레 지하 1층 세븐일레븐을 찾았다. 손님이 많지는 않았지만, 드문드문 손님이 이어저 한가할 틈은 없었다.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주부 심모(60ㆍ여) 씨는 “벌써부터 상황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중국인 관광객 무리가 찾아와 ‘레고모양 젤리’를 40개 구입하려 했는데, 재고가 부족해 다 팔지 못했다고 했다. 편의점 업계에서 대목이라는 ‘물 장사철’ 여름이 한참 지나갔는데도, 요며칠 장사가 제법 된단다.

그는 “장사가 잘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몹시 큰 편”이라며 “요우커가 빨리 와서 부진했던 매출이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매장 1층으로 올라갔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층을 오르니 한 무리의 여성관광객들이 지나간다. 유창한 일본어와 베트남어가 들린다. 요우커는 찾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다른 국적 여행자가 몰려 1층 매장은 북적댔다.

상가 1층에서 여성복 매장을 운영중인 A 씨는 “아직 매출이 확 오른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중 정상이 만나게 되면 본격적으로 요우커가 몰려오지 않겠냐”며 “규제가 풀린다니 2주안에 성과가 뚜렷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인근 두타에는 실제로 많은 요우커들이 보였다. 최근 1층에 라인프랜즈 매장을 입점한 두타에는 매장을 찾는 요우커가 한층 많아졌다. 이날 매장 입구에서는 새로 구입한듯 가방을 매보며 자랑하는 요우커 무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동대문에만 4~5곳에 달하는 닭꼬치집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상인들은 아직까지는 한국인이 많다고 했다. 하지만 추운 날씨에 요우커가 돌아올 것이란 기대감은 가득했다.

노점상 B 씨는 “오늘 한시간에 10개는 더 판매하는 것 같다”며 “바쁘지만 장사가 잘되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니냐”고 했다.

동대문 노점상들은 요우커 사이에선 ‘한국 길거리음식의 메카’로 불린다. 요우커가 몰릴때 분위기가 절정에 달하는곳이 바로 이 노점상이다.

이날 서울시내 면세점들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롯데면세점 화장품 매장 근무자 C 씨는 “아직 당장 매출에 변동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장사하는 사람들은 이런 일(요우커 복귀 등 대외적 요인들)에 민감한데, 주위 직원들 모두 반기는 분위기”라고 했다.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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