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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운의 단임’ 옐런, 통화정책 정상화 불구 정치에 희생
-밀러 이후 약 40년 만에 연임 실패
-트럼프도 “훌륭하다” 평가했지만 공화당 반대 완강
-옐런 “파월은 뛰어난 경력 보유자…순조로운 이행 약속”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차기 의장으로 제롬 파월 현 연준 이사를 지명하면서 재닛 옐런 현 연준 의장은 약 40년 만에 처음으로 연임을 하지 못한 의장이 됐다.

지난 1978~1979년 단임한 윌리엄 밀러 전 의장 이후 폴 볼커(1979~1987년), 앨런 그린스펀(1987~2006년), 벤 버냉키(2006~2014년) 전 의장은 모두 연임하며 세계 경제를 이끌었다. 역대 대통령들이 정권 교체 후에도 연준 의장을 재지명해 ‘연준 의장 임명은 정치와 무관하다’는 전통을 만든 것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비전통적’이고 ‘정치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사진제공=AP연합뉴스]

104년의 연준 역사 중 최초의 여성 의장인 옐런은 자질만으로 보면 후보군 중 최고로 평가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국 최고 경제정책 입안자로서 옐런의 4년은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옐런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시작된 이른바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시대를 마감하고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 임무를 경제와 금융시장에 큰 타격을 주지 않으면서 원만하게 수행해왔다.

그는 버냉키 전 의장 때 시작된 3차 양적완화를 2014년 10월 종료시킨 뒤 2015년 12월에는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7년 만에 ‘제로금리’를 탈피했다. 지난달에는 보유자산 축소도 개시했다.

또한 실업률은 16년여 만의 최저치인 4.2%로 하락하면서 사실상 완전고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누가 연준 의장으로 임명돼야 하느냐는 ‘당위성’을 묻는 조사에서도 옐런은 줄곧 1위를 차지해왔다. CNBC가 지난달 47명의 이코노미스트, 펀드매니저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44%는 옐런 의장을 연임시켜야 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막판까지 옐런에 대해 “아주 훌륭하다(terrific)”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옐런이 낙마한 것은 공화당에서 민주당 인사인 옐런의 연임을 완강하게 반대했기 때문으로, “정치에 희생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화당은 연준이 지나친 재량으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가고 있다며 옐런을 비판해왔다.

전임자들과 달리 이날 대통령의 차기 의장 지명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옐런 의장은 성명을 내고 “파월은 공공분야에서 길고 뛰어난 경력을 갖고 있다. 그가 연준의 중요한 공공 목적을 수행하는데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을 자신한다”며 “순조로운 이행을 위해 그와 함께 일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내년 2월 의장직에서 내려오는 옐런은 이사로서 임기가 2024년 1월까지 남아있지만, 관행에 따라 이사직에서도 사퇴할 것으로 관측된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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