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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MZ에 평화생태 공중정원’의 꿈…현실화까지는
-설치미술가 최재은, DMZ프로젝트 ‘대지를 꿈꾸며’ 공개
-통일부 “최작가 외에도 비슷한 제안 많아”
-“현 대북상황 고려땐 DMZ개발 요원”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언젠가 찾아올 통일을 위해 준비하는 꿈같은 프로젝트입니다. 전세계 작가들이 그 꿈을 함께 꾸기 위해 참여했지요”

비무장지대(DMZ)에 평화와 생태를 생각하는 공중정원을 세우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 ‘대지를 꿈꾸며’(Dreaming or Earth)가 구체적 모습으로 드러났다. 세계 예술가들이 협업해 대나무로 지어진 공중정원에 정자, 종자은행, 지식은행이 들어선다는 구상이다. 이 달콤하고도 멋진 구상은 재일 설치미술가인 최재은이 이끌고 있다. 

Dreaming of Earth Concept Model.[사진제공=국제갤러리]

시작은 지난 2014년 김선정 광주비엔날레 대표가 진행했던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였다. 아이디어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일본 건축가 반 시게루, 한국 건축가 조민석이 합류하면서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 본전시에 초청될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 25일엔 지난 3년간의 진행상황을 보고하는 자리였다.

3년이 지난사이 프로젝트는 초학제적 연구로 확장했다. DMZ의 생태보고서와 가장 큰 문제인 지뢰제거안도 발표됐다. 남북을 연결하는 약 20km길이의 공중정원엔 올라프 알리아슨, 스튜디오 뭄바이, 이우환, 이불, 다다시 가와마타등 현대미술가가 디자인한 정자와 건축가 승효상, 최재은이 구상한 탑이 들어선다. 향후 여건이 허락되면 참여할지도 모를 북한 작가들을 위해 7개는 비웠다.제2 땅굴을 이용한 종자 은행과 지식은행 설계는 건축가 조민석이, 그 매뉴얼은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뇌공학과 교수가 기획한다. 

Olafur Eliasson and Sebastian Behman_Condensation Pavillion [사진제공=국제갤러리]

더불어 고구려의 정통성을 잇기 위해 궁예가 세운 태봉국의 도성인 홍원리 ‘궁예도성’터도 활용한다. 최재은 작가는 “궁예도성의 복원보다는 생태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방문객들이 궁예도성을 짐작하고 상상해볼 수 있는 형태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다만 이 프로젝트의 현실화는 미지수다. 최재은 작가에 따르면 2015년 박근혜 정권 당시 통일부에 이같은 프로젝트를 제안했으나 아직까지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최 작가는 “당시 초안을 제출했지만 통일부에서 아무 응답이 없었다”며 “이 프로젝트가 당장 실현될 것이라고 보고 참여한 작가는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통일부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27일 통일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재은 작가의 제안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DMZ의 지리적, 정치학적, 생태적 특수성 때문에 최 작가 이외의 수많은 국내외 유명작가, 건축회사의 제안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또 “현재 북한과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면 이같은 DMZ지역 개발은 요원하다. 그러나 관광이나 생태 등 문화부분에 대한 컨셉은 가지고 있다”며 “다만 이것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할지에 대한 것은 이제 수립해야하는 단계로, 필요하다면 공모를 하는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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