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32세 왕세자의 경제개혁 실험…사우디 ‘脫석유’ 잰걸음
빈살만, 온건한 이슬람 재건 약속
미래신도시 ‘네옴’ 건설계획 발표
보수성이 가장 큰 걸림돌 예상

보수 왕권국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젊은 왕세자의 경제 실험이 시작됐다. 오직 석유에 의존하는 폐쇄 경제에 경고음이 나오면서, 산업 다각화를 위해 사회 전반 개혁에 나선 그의 시도가 성공할지 주목된다.

모하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제1왕위계승자(왕세자)는 24일(현지시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 행사에서 극단주의 이데올로기를 지양하고 “보다 온건한 이슬람국가”를 재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외국인의 전략적 투자 등을 창출하려면 광범위한 사회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모하마드 왕세자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시민과 국가 간 새로운 사회계약이 수립되지 않으면 경제 재건 계획은 실패할 것”이라고 거듭 주장하기도 했다. 

모하마드 빈살만(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제1왕위계승자(왕세자) 겸 국방장관이 24일(현지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대규모 국제 투자회의인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세계와 협력’(FII) 개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막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이번 회의에서 빈살만 왕세자는 패널 토론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 5000억 달러(약 564조원) 규모의 신도시 개발 계획인 ‘네옴’(NEOM)을 발표,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왼쪽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오른쪽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리야드=AP연합뉴스]

2015년 국제통화기금(IMF)은 사우디가 지금까지와 같은 석유의존 산업 기반에 변화를 꾀하지 않는다면 2020년까지 재정 여유분을 모두 소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모하마드 왕세자는 사회ㆍ경제 개혁 중장기 계획인 ‘비전 2030’을 발표하고 탈(脫) 석유 시대를 대비하는 행보를 펼쳐 왔다.

이날 모하마드 왕세자가 발표한 미래형 주거ㆍ사업용 신도시 ‘네옴’(NEOM)을 건설 계획도 그 일환이다.

사우디 북서부에 서울 44배 넓이(2만6500㎢)로 조성되는 이 도시는 오직 풍력과 태양광 만으로 발전된다. 에너지와 물, 생명공학, 식품, 첨단 제조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중심이 된다.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수년 간 5000억 달러(약 564조 원)가 투입될 전망이다.

왕세자는 네옴 프로젝트가 사우디 정부의 기존 규제와 독립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이 사업과 관련해 향후 10년 내 최소 500만 명의 사우디인이 고용될 전망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석유산업에 인구 대다수가 종사하는 노동력 구조에도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모하마드 왕세자가 최근 여성 운전을 허용한 것 역시 여성 노동력을 이끌어내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목적이 크다는 분석이다.

사우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17~22% 수준으로 추정된다.

과거 운전이 허용되지 않으면서 여성들은 간단한 업무 처리에도 운전사를 대동해야 했다.

다만 사우디 사회의 권위적, 배타적 문화가 경제 개혁의 한계점으로 거론된다. 가디언은 “최근 모하마드 왕세자가 추진해온 개혁은 그 규모와 범위가 전례 없는 것”이라면서도 “사회의 뿌리깊은 보수성이 문화 개혁은 물론, 왕세자의 경제적 야심을 실현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