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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인들의 꿈 터에서 사회 구성원의 자부심 느껴요”
여수시장애인보호작업장, 장애인 근로자 위○○ 씨

‘딸깍...딸깍...’ 규칙적으로 돌아가는 편직기 소리, 뚝뚝 떨어지는 구슬땀과 함께 위○○ 씨의 일과는 시작된다.

유난히도 더웠던 지난 여름. 수컷 매미의 뱃속에서 울려 퍼지는 맴맴맴 소리를 BGM 삼아 다양한 장갑을 하루에도 수백 켤레씩 만들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여수시장애인보호작업장에 선선한 기운이 감돈다.

기계에 감긴 실들이 한올 한올 편직을 이루며 장갑의 모습을 드러내면 여수시장애인보호작업장의 근로자와 훈련생들의 손과 발은 바빠지기 시작한다. 어찌 보면 쳇바퀴 돌아가듯 반복되는 삶이지만 누구 하나 태만한 기색 없이 즐겁고 밝은 표정으로 작업을 한다.

위○○ 씨가 여수시장애인보호작업장에 오게 된 것은 뜻하지 않은 사고 때문이었다. 꿈 많았던 20세, 군 입대를 준비중이던 푸르디 푸른 청년은 하늘이 무너진 듯한 불운에 적잖은 시간을 좌절과 고통 속에 보내야 했다.

“한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지체3급 장애인이 되고 한 때는 방황했지만 잔인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나니 장애가 오히려 저에게 많은 경험과 도전의식을 던져주더군요. 그러던 중에 우연히 알게 된 여수시장애인보호작업장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이젠 오랜 시간 몸 담은 이곳이 저의 집이고, 작업장의 근로자와 훈련생, 원장님과 직원들이 저의 가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늘 같은 일을 하다 보니 권태로울 때가 왜 없을까. 위○○ 씨는 기계를 돌리다 힘이 들고 능률이 떨어질 때마다 주변 장애인 동료들이 일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다. 각자 사연을 한 보따리씩 담고 있는 불편한 몸으로 맡은 바 업무를 열심히 완성하는 모습을 보면 동료들을 위해서라도 자신의 몫을 성실히 해야겠다는 각오가 솟구치곤 한다.

위○○ 씨의 바람은 보호작업장이 좀 더 넓고 쾌적한 환경을 갖춰 두문불출하는 많은 장애인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해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여수시장애인보호작업장은 소외된 장애인들, 순수하고 여린 근로자와 훈련생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등대 같은 곳이에요. 장애인들에게 경제적 자립심과 일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고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히 설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우리의 꿈 터가 더 많은 장애인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김예지 기자 / yj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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