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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교학점제와 외고ㆍ자사고 정상화는 한 묶음
- 입시 줄세우기 폐단에 우선선발권 폐지
- 학교 재량권 대신 학생의 선택권 전환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외국어고등학교와 자립형사립고등학교의 우선선발권을 폐지하겠다는 교육부의 의지가 강하다. 우선선발권 폐지는 또 다른 주요 추진정책인 고교학점제와 맞물려 개인의 진로와 적성, 능력에 맞춘 수준별 학습의 기초가 될 것이라는 게 교육부의 입장이다.

현재 외고와 자사고는 일반고에 앞서 8~11월에 전기로 입학생을 선발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80조에서 자사고와 특목고 등에 대해 전기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권한을 줬기 때문이다. 이 시행령을 고쳐 외고와 자사고의 선발시기를 일반고에 맞추겠다는 게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생각이다. 지금까지는 학생들이 우선 외고와 자사고에 지원했다가 탈락할 경우 일반고로 재지원하면서 외과ㆍ자사고가 우수한 학생들을 선점하는 효과가 있었지만 우선선발권이 사라지면 일반고를 먼저 선택하는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선발권 폐지 이면에는 외국어 능력 배양과 다양한 경험이라는 외고ㆍ자사고의 설립 취지가 훼손되고 입시전문기관으로 전락했다는 진단이 깔려있다.

교육부는 외고와 자사고의 우선선발권을 폐지해 우수한 학생들을 일반고로 되돌려보내고 고교학점제를 통해 학생 개인이 자신의 실력과 적성에 맞는 수업을 듣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사진제공=연합뉴스]

김 부총리는 지난 2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외고와 국제고, 자사고가 설립취지에 맞지 않게 입시 중심 고교로 변질됐다는 평가가 나온 것은 오래전 일“이라며 ”전국 4% 밖에 되지 않는 학교들 때문에 일반고가 피폐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육의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 고교 시스템을 모두 일반고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외고와 자사고가 위축될 경우 보다 질 높은 교육을 받고 싶은 학생들의 선택권이 축소되면서 수월성 교육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그러나 고교학점제를 통해 학생들의 선택권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게 교육부의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교 학점제를 통해 학생 개인이 자신의 실력이나 적성, 진로에 맞는 수준별 교과목을 선택해 들을 수 있다면 외고ㆍ자사고 등에서 해오던 수준높은 교육이 일반고에서도 가능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수월성 교육이 학교 간 차별화가 이어지고 우수한 교육을 받고 싶은 학생이 입시를 통해 특목고나 자사고에 줄을 서는 형태로 이뤄졌다면 고교 학점제가 시행되면서 학생 개인의 선택을 통해 일반고 내에서 개인별ㆍ수준별 학습이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 부총리 역시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가 고교 학점제”라며 “종국에는 고교 무학년제까지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이를 위한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에 대한 실행계획을 다음달 중 발표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다만 아직까지는 일반고의 교사 수나 시설, 교과목의 다양성이 부족한 형편이라 보다 많은 연구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외고나 자사고 역시 설립취지에 따라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고 차별화된 교육을 제공할 권리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동시 선발이 이뤄지더라도 자체적으로 입시 전형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우수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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