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10년 부진 벗어난 브릭스 펀드의 부활
- 08년 이후 10년간 수익률 회복 못 해…자금 유출 이어져
- 올 들어 30%대 수익률 ‘반전’
- 성장성ㆍ분산효과 누려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마이너스 수익, 자금 유출 등으로 ‘잃어버린 10년’을 겪었던 브릭스(Brics, 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 펀드가 부활했다. 신흥국 증시의 동반 호조에 힘입은 브릭스 펀드는 올 들어 30% 이상의 수익을 기록 중이다. 상반기 인도, 중국에 이어 하반기에는 브라질과 러시아까지 회복세에 동참한 덕이다.

1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인도와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에 주로 투자하는 27개 브릭스 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4.3%에 달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3.3%)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31.6%를 기록해 국내는 물론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성과(23.7%)를 넘어섰다.


10년 만의 부활이다. 2007년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브릭스 펀드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익률이 반토막나는 등 기나긴 부진을 겪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BRICs 업종대표 펀드’가 대표적이다. 금융위기 이후 이 펀드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대로 급락, 6000억원을 훌쩍 넘기던 순자산도 2008년 당시의 6분의 1토막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신흥국 증시의 동반 상승세에 힘입어 분위기 반전을 일궈냈다. 지난해부터 완연한 상승세에 진입, 최근 1년 사이 약 30% 올랐다.

이 밖에 슈로더브릭스, 신한BNPP봉쥬르브릭스플러스 등 다른 브릭스 펀드도 연초 이후 30% 이상의 높은 성과를 냈다.

브릭스 국가가 고루 호조세를 보인 덕이다. 올 들어 홍콩 항셍지수(30.4%)와 브라질 보베스파지수(29.6%)가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했고 이어 인도 센섹스지수(22.8%), 중국 상해종합지수(9.9%) 등도 동반 개선세를 보였다. 상반기에는 중국과 인도, 하반기 들어서는 브라질과 러시아 증시가 반등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브라질과 러시아 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각각 21.6%, 14.0%에 달한다.

다만 자금 유입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원금 회복을 기다렸던 투자자들은 펀드 수익률이 회복되자 대거 환매에 나서 연초 이후 브릭스 펀드에서 2400억원가량이 순유출됐다. 지난해 말 총 1조원 규모였던 브릭브 펀드 설정액은 10개월 만에 약 25% 줄어들었다.

성장성과 분산효과를 고려하면 브릭스 펀드에 대한 긍정적 시각은 유효하다. 한동훈 미래에셋자산운용 팀장은 “브릭스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정부 차원의 경기부양과 저금리 효과를 누리고 있어 향후 전망도 밝다”며 “단일 국가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또 하나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분산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도 경제에 거는 기대가 크다. 2014년 5월 모디 정부가 들어선 이후 ‘외국인 투자 확대, 제조업 육성, 인프라 개발’로 대표되는 ‘모디노믹스’가 힘을 발휘하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올해와 내년 인도 성장률을 각각 7.2%, 7.7%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6%대의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상회하는 높은 수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풍부한 노동력과 모디노믹스로 인한 투자 증가에 힘입어 인도 경제는 고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인도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가져도 무리가 없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와 브라질은 저평가 매력과 함께 원자재 가격 상승, 정세 안정 등으로 가파른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kwater@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