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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절이라 더 서럽다 ②] “우리도 가족인데…” 애완견ㆍ애완묘 설 자리 없는 명절
반려동물 인구 1000만명 시대
인프라는 아직까지 부족한 수준
애완동물 통한 세수 수백억원 달해
해당 비용 애완동물 위해 사용돼야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 “집까지 데리고 갈 수 없으니까요.”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 직장인 진수민(29)씨는 고향인 마산에 내려가기에 앞서 애완묘들을 펫호텔에 맡겼다. 이들 펫호텔의 1박 가격은 5만~20만원 선. 2박3일 집을 비우는 그는 30만원이 넘는 돈을 애완묘들을 맡기는 데 사용했다. 이마저도 예약이 가득찬 상황이다. 진씨는 3주전에 예약을 마치고서야 고양이들을 호텔에 맡길 수 있었다.

진 씨처럼 호텔에 애완동물을 맡기지 못한 경우, 상당수 애완동물 주인들은 개인 펫시터를 찾게 된다. 인터넷 펫카페들은 명절기간 ‘애완동물을 맡아드린다’는 의견들로 가득 차곤 한다. 하지만 동물전문가가 애완동물을 돌보는 것이 아니기에, 동물이 상처 입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동물사랑실천협회 답십리케어센터에서 직원들이 유기견을 돌보고 있다.

신촌에 있는 대학에 재학중인 이모(26ㆍ여)씨는 지난 설 연휴기간 키우고 있는 강아지 ‘버터’를 개인 펫시터에게 맡겼다가 큰 화를 치렀다. 명절이 끝나고 찾아온 강아지가 앙상하게 마른 상태였던 것이다. 이에 펫시터는 “강아지가 밥을 먹지 않아서 그렇다. 내 잘못이 아니다”라고 항변했고, 이 씨는 해당 펫시터와 크게 실랑이를 벌였다. 이 씨는 “앞으로 다시는 개인 펫시터를 이용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올해는 버터와 함께 고향에 같이 내려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애완동물 시장이 점차 커지고, 정부가 여기에 따른 징세도 진행하고 있지만, 여기에 맞춘 국내 인프라 사정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반려동물 보유 가구 비율은 지난 2015년 21.8%까지 증가했다. 3년전인 2012년(17.9%)와 비교했을 때 3.9%포인트 증가한 수치였다.

이에 2년이 진한 올해는 반려동물 사육가구수가 전국에서 457만 세대, 인구도 약 10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관련 시장 규모도 지난 2012년에는 9000억원에서 불과 3년만인 2015년에는 두 배인 1조8000억원으로 성장했다. 농협경제연구소는 이 수치가 오는 2020년에는 현재의 세 배에 달하는 5조8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료를 먹고 있는 한 애완묘.

이에 정부는 지난 2011년부터 소ㆍ돼지를 제외한 애완동물(개와 고양이 포함)의 진료비에 10%의 부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를 통한 세수 증대 효과는 당시 연간 130억원 수준, 반려동물 가구 수가 증가한 만큼 현재는 그 규모가 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애완동물 산업의 인프라 증대에는 쓰이지 않는 것 같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결국 연휴때마다 발생하는 유기동물의 숫자가 국내 애완동물 시장의 인프라망을 보여주고 있다. 해마다 유기동물 숫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실시간 유기동물 통계사이트 포인핸드에 따르면 올해부터 지난 9월29일까지 구조된 유기동물은 모두 7만6073마리로 하루 평균 279마리에 달했다.지난 5월 황금연휴 기간에 2000마리가 넘게 버려졌고, 여름휴가철인 7~8월에는 2만2000여마리가 주인을 잃었다. 농식품부가 지난해 구조된 유기동물은 9만마리에 육박했다. 이중 주인을 되찾는 동물은 6마리 중 한마리 꼴에 불과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기동물을 만들어내는 못된 견주ㆍ묘주들도 나쁘지만, 국내 인프라가 그만큼 나쁘다는 방증도 된다”면서 “부과세를 통해 걷어진 세수를 애완동물 호텔 확충 등 인프라 확충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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