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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30년만에 최대규모 세제 개편안 발표] 트럼프, 10년간 5조弗…‘부자감세’ 논란
“중산층 위한 사상최대 감세
떠났던 일자리 돌아올것” 자평

법인세 현행 35% →20%로 인하
OECD國 평균보다 낮은 수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공화당이 최근 30년간 최대 규모의 세제개혁안을 발표했다. 법인세 대폭 인하를 비롯한 감세가 골자다. 트럼프 정부는 향후 10년간 5조달러 이상의 세금을 인하하는 이번 세제개혁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세수 감소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를 해결할 방안과 초고소득자에 대한 과세 방안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중산층보다는 부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부자 감세’라는 비판도 나와 향후 의회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AP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와 공화당은 27일(현지시간) 법인세를 현행 35%에서 20%로 인하하는 내용의 세제개혁안을 발표했다. 세제개혁안은 기업들이 건물을 제외한 자본투자에 대해 최소 5년간 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새로운 기계나 직원들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조치다.


다국적 기업의 국내 재투자 촉진을 위해 해외에서 발생한 수익을 본국으로 들여올 경우 세금을 추가 부과토록 한 현행 규정도 수정했다. 미국 기업의 해외 수익에 대한 과세는 일회성으로 하고, 해외에 쌓아놓은 현금에 대해 단일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자영업자와 부동산 개발업체, 헤지펀드, 법률회사 등 이른바 ‘패스스루(pass-through)’ 기업에 적용되는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은 25%로 낮췄다. 패스스루 기업은 사업소득이 소유자의 개인소득으로 보고돼 법인세가 아니라 개인소득세를 납부한다.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은 현행 39.6%에서 35%로 낮췄다. 개인소득세 과세 구간도 현행 7단계에서 12%, 25%, 35%의 3단계로 단순화했다.

표준세액공제액은 부부 합계 2만4000달러, 개인 기준 1만2000달러로 기존의 2배 가량 늘리기로 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이자 세액공제와 자선 기부금 세액공제는 그대로 유지된다. 또한 자녀세액공제 혜택 대상도 늘리도록 했다. 


트럼프 정부의 이같은 세제개혁안은 지난 1986년 로널드 레이건 정부 이후 30여 년 만에 최대 규모의 감세안이다. 법인세율 20%는 프랑스(33%), 독일·일본(30%) 등 주요 선진국보다 낮고, 한국(22%)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법인세율은 지난해 기준 22.5%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세제개혁안을 발표하면서 “역사상 최대 감세안”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세대에 한 번 있는 세금 감면의 기회”라며 “중산층 가족을 위해 세금을 감면하고, 세제를 보다 단순하고 공정하게 만들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 계획은 노동자와 일자리를 위한 것”이라며 “세제개혁안은 미국을 떠났던 일자리와 부를 돌아오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나는 이익을 보지 않는다. 부유층에게는 혜택이 거의 돌아가지 않고, 중산층을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내 강경 보수파 하원의원 모임인 ‘하우스 프리덤 코커스’는 “이번 개혁안은 세법을 단순화해 노동자들이 더 많은 돈을 지킬 수 있게 했으며 미국의 기업 경쟁력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은 “새 감세안은 부유층에게 주는 증정품일 뿐”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척 슈머(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번 감세안은 1년에 50만달러 이상 버는 최상위계층에게는 횡재를 안겨주지만 중산층에는 부스러기만 남겨준다. 백만장자와 억만장자를 위한 전면적 조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실질적으로 최저세율을 10%에서 12%로 인상한 것도 중산층에게 타격을 준다”고 비판했다.

WSJ는 “이번 세제개혁안은 정부가 최고소득자들에게 어떻게 세금을 부과할지, 재정적자 확대를 어떻게 상쇄할지를 비롯해 많은 의문에 답을 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소재 비정부기구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는 트럼프 정부의 세제개혁안에 따라 향후 10년간 5조8000억달러(약 6630조원)의 세수가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CRFB는 이 가운데 3조6000억달러만 상쇄되고, 2조2000억달러는 재정적자에 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경 기자/p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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