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2주 만에 3명 사망’…과도한 업무 시달리는 경찰
[헤럴드경제=박수현 인턴기자] 최근 경북 포항에서 경찰관 3명이 잇따라 숨지는 일이 발생하면서 근무 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5일 포항북부경찰서 소속 최 모(30)순경이 오후부터 야간까지 근무를 하다 26일 새벽에 쓰러져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보다 앞선 19일, 포항남부경찰서 고 모(55)경감 역시 파출소에서 야근 근무 후 20일 오전 심장 이상 증세로 쓰러져 유명을 달리했다. 불과 8일 전, 같은 경찰서 이 모(57)경감은 정기 사격연습 도중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치료받던 중 사망했다.

경찰은 이들 세 사람 모두 과로로 숨진 것으로 보고 순직 처리하고 1계급 특진을 추서했다.

한 경찰관계자는 “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관이 상대적으로 편하다고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며 “충분히 쉴 시간도 없고 스트레스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 과중한 업무량, 스트레스 키워=파출소에 근무자는 4조 2교대 혹은 3조 2교대로 근무에 투입된다.

4조 2교대 근무자의 경우 야근 후 비번에도 탄력근무 명목으로 근무를 지원거나 비상 대기하기도 한다. 극단적인 경우, 휴식 시간이 2시간에 불과하다. 사건이 몰리면 과로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3조 2교대 근무자의 경우 주간 3일 후 야근을 하다보니 생체리듬이 깨져 수면부족에 시달리곤 한다.

경찰서에서 난동부리는 시민[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술먹고 난동부리는 시민에게 폭행당하는 경찰 [사진=유튜브영상캡처]

한 파출소 근무자는 “야간에 취객이 행패를 부리거나 각종 사건·사고로 몇 번이나 112 지령이 떨어지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다”며 “인원이 적은 파출소는 3조 2교대로 근무해 육체적으로 힘들다”고 호소했다. 지난 20일 숨진 고 경위는 같은 날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장에서 용의자와 격렬하게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심한 통증을 호소했다고 동료들은 전했다.

▶ 스스로 목숨 끊는 경찰, 순직자 보다 많아=최근 5년 정신건강이나 직장생활 문제 등 스트레스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찰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찰관은 1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순직자(79명)보다 약 27%(21명) 많은 수치다.

경찰관들은 동료가 연이어 쓰러져 숨지자 안타까움 속 과로사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포항북부경찰서 관계자는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일선에서 일하는 경찰들의 업무 강도가 상상을 초월한다”며 “심리상담 등 정신적 스트레스 해결을 위한 문제 해결에 국가가 신경을 더 써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명재 포항시 남구 울릉군 국회의원은“행정안전부를 통한 인력 증원과 기재부를 통한 근무시설 개선 등 국가차원에서 적극 협조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tngus854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