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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ㆍ美 극한대치 셈법, ICBM 실험 vs 독자 군사옵션…南 물밑 접촉 나서야
-북한과 미국의 극한대치, 무력시위 치킨 게임 방불
-정부, 유엔 결의안 이행과 동시에 물밑 접촉 시도해야

[헤럴드경제=이정주 기자]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을 강행하겠다는 ‘말폭탄’에 맞서 미국이 동해 북방한계선(NLL) 북쪽까지 전략폭격기를 투입시킨 무력시위를 펼치면서 양쪽의 군사대치가 극에 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은 6차 핵실험에 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실험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례적으로 한ㆍ일 공군의 협조를 받지 않고 홀로 작전을 벌인 미국에 대해선 ‘독자적 군사옵션’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했다.

25일 전문가 등에 따르면 최근 격화된 북한과 미국 사이 군사적 대치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유엔 총회에서 쏟아낸 말폭탄에 대응해 미국이 NLL을 넘어선 무력시위를 보인 것에 대해선 이견이 있었지만, 지난 3일 북한의 핵실험 이후 한반도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는 진단에는 모두 동의했다. 

B-1B 전략폭격기 [사진제공=연합뉴스]

지난 23일 미군 B-1B 폭격기 2대와 F-15C 전투기 6대가 참가한 것으로 알려진 작전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의 압박 수위가 최고조에 달했다고 진단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이번 훈련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행동에 대해 강하게 되받아 칠 수 있다는 신호를 주면서 미국의 단호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평양까지 20분 내 도달이 가능한 B-1B를 동원한 것은 북한의 반발을 미국이 압박할 수 있단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도 “미군의 이번 훈련은 결코 충동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의 허락 없이 한반도 전쟁은 안 된다고 언급한 문재인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한국 동의 없이도 미국의 독자적 실행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을 끌어들이지 않고 북한과 미국 사이 군사 작전이 가능하단 걸 보여준 측면에서 우리를 향한 ‘배려’라고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이례적인 무력 시위에 대해 북한과의 ‘말폭탄’이 즉흥적인 상황을 낳고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현재 펼쳐진 무력 시위를 계산된 것이라고 보는 건 미국을 지나치게 합리적이라고 해석하는 것”이라며 “지금 북한과 미국의 행태는 모두 비합리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과 미국 사이 대치를 통상 ‘치킨 게임’이라고 부르지만 실상 이건 ‘용기’가 아닌 ‘겁쟁이 판별’ 게임에 불과하다”며 “양쪽 모두 핵을 거론하는 상황에서 중재자 역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제공=조선중앙통신]

조만간 북한의 ICBM급 미사일 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대해선 대체로 동의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현재 국면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이상수 국방대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최대 군사 대국인 미국의 압박에 초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북한은 미국과 대등한 지위 확보를 위해 도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독자노선보다는 미국과 함께 대북 정책의 행보를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도 “북한과 미국을 중재할 카드가 마땅치 않다”며 “중국은 북한과의 신뢰관계가 무너진 상태고, 러시아도 트럼프 커넥션 문제로 얽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우리 정부가 북한과 미국에 특사를 보내 접점을 찾아 중재를 해야하는 상황”이라며 “물 위에서는 유엔과 함께 하고 물밑에서는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agamo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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