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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태평양 수소탄 시험 마지노선 넘을까
-김정은 직접 언급한 만큼 행동 취할 수밖에 없어
-美, 北 동해 공해상까지 폭격기 전개 무력시위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언급한 미국을 향한 ‘사상 초유의 초강경 대응조치’에 끝내 나설지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북한과 미국 간 대립ㆍ갈등은 최고조 수준에 달한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서로를 향해 ‘미치광이(mad man)’, ‘늙다리 미치광이(dotard)’ 등 격한 표현을 동원해가며 비난공세를 퍼붓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외교적 수사의 범위를 한참 벗어난 것이다.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ㆍ헤럴드경제DB]

북한과 미국 간 말폭탄 싸움은 자칫 군사적 충돌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자신의 명의 성명을 통해 초강경 대응조치를 공언한 만큼 실제 행동에 옮길 가능성이 농후하다.

리용호 외무상은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반드시 트럼프로 하여금 그가 한 말 이상의 후과, 그가 책임지려야 도저히 책임질 수 없을 정도의 후과가 치러지도록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리 외무상은 구체적으로 태평양 상에서의 수소탄 실험을 시사하기도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정은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트럼프 대통령의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낼 것이라는 초강경 입장을 천명했기 때문에 북한이 시간을 끌지 않고 단기간 내에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며 “리 외무상이 언급한 태평양 상에서의 수소탄 실험이나 태평양을 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연속 시험발사, 또는 괌 포위사격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의 태평양 수소탄 시험은 수소탄 탑재 탄도미사일을 태평양으로 발사해 터뜨리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를 실제 행동에 옮긴다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실시한 지난 6차례의 지하 핵실험과는 전혀 다른 정치적ㆍ군사적 파급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북한의 수소탄 탑재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넘어가 미국을 위협하는 태평양으로 날아가는 시나리오는 미국과 일본 입장에선 용납할 수 없는 마지노선이다.

또 지하 핵실험과 달리 북한 밖에서 방사능 낙진이나 태평양 연안 도서 통신장애 등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대응수위도 이전과 달라질 것이 자명하다.

결국 태평양 상 수소탄 시험은 북한으로서는 나름 국가의 존망을 건 정치적 도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김 위원장 자신의 입으로 초강경 대응조치를 내뱉은 데다, 성명 발표 이후 노동당과 군부, 주민들이 대거 참여하는 집회를 잇달아 개최하면서 반미결전 태세를 다지고 있어 태평양 상에서의 수소탄 실험 감행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북한은 지난 3일 6차 핵실험 직후 수소탄으로 보이는 장구 모양의 탄두를 결합하는 장치를 공개하기도 했다.

23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일대에서 두 차례 지진이 발생하자 한국을 비롯한 유관국들이 긴박하게 움직인 장면은 일촉즉발의 현재 한반도 정세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미국도 대북압박의 고삐를 한층 더 조이고 있다.

미국은 김 위원장의 성명 발표 이후 만 하루만에 전략폭격기 B-1B를 F-15 전투기 호위 아래 휴전선 최북단인 북한 동해 공해상까지 전개시켰다.

미국 폭격기와 전투기가 북한 동해 공해상까지 비행한 것은 6ㆍ25전쟁 이후 처음이다.

미 국방부는 “21세기 들어 북한 해상으로 날아간 미군의 전투기와 폭격기를 통틀어 휴전선 최북쪽으로의 비행”이라며 “어떤 위협도 무찌를 수 있는 많은 군사적 옵션을 갖고 있다는 미국의 결의와 명확한 메시지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B-1B 한반도 전개에 극도로 신경질적 반응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에 대응한 강한 비난공세나 더 나아가 군사적 행동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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