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리얼 막장 모험 활극 tvN ‘신서유기’가 시즌이 거듭될수록 더욱 재밌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종영한 네 번째 시즌은 중국이 아닌 베트남으로 장소를 옮겼고, 시청률이 5%를 넘기도 했다. 베트남이 생각보다 맛깔난 음식이 많았다는 사실을 알게해줬다.
신효정 PD는 “베트남 음식은 정말 다양했다.우리가 음식을 걸고 하는 게 많아 산도 있고 바다도 있어 음식이 좋다고 해서 베트남을 갔다”고 전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산서유기’에서 중요한 것은 게임이다.
좀비게임, 드라마 OST 퀴즈, 영화 퀴즈, 각종 기상미션 등 다양한 게임들이 선보였다. 고깔게임은 대학생 등의 MT 놀이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추리 기반 미션은 출연자들의 이해도로 볼때 난이도가 높아 효과를 보지 못했지만 실험과 변화, 도전이라는 의미를 부여해줄만 했다.
흥미로운 점은 각각의 게임들이 파편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하나씩 쌓여 서사구조를 형성해 간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안재현, 규현, 송민호의 캐릭터와 케미가 더욱 잘 부각되고 있다.
이의 극적인 장면은 ‘송가락 사건’이다. 제작진은 출연자들이 성공시키기 힘들만한 미션을 만들어낸다. 이번에도 코키리코로 15바퀴를 돌고 손가락으로 돌림판을 찍는 게임이었는데,송민호가 정확하게 가장 좁은 공간인 슈퍼카를 찍었다. ‘신서유기’ 역사에 남을만한 명장면에 대한 신효정 PD의 설명이다.
“주변에서 만들어준 환경이 중요하다. 송민호나 안재현 같은 후배가 들어와도 어색하지 않게 판을 키워주는 선배가 있어 민호도 더 돋보일 수 있다. 민호가 예능을 잘한다 해도 각자 자기 분량 챙기기에 바쁘거나, 받아주는 선배가 없으면 리얼리티물은 어려워진다. 개개인이 돋보여야 된다는 것보다 우리 중 누구라도 부각되면 나에게도 좋아진다는 발상이다. 이들을 보면 합(合)이 좋다는 게 느껴진다.”
그래도 송민호 자체의 재발견도 있지 않겠는가 하고 신효정 PD에게 물어봤다.
“송민호도 자신에게 그런 능력이 있는지를 몰랐다. 이번에 제대로 재능을 발견한 거다. 마지막에 막내를 한바퀴라도 돌게 해주자고 한건데 웬걸, 돌고 찍어버린 거다. 민호는 형들이 분위기를 몰고갈 때 잘 맞춰 팀내 소란과 분란이 일어나게도 하고 결속으로 재미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삭발할 때도 그랬다. 판을 키운다는 게 뭔지 잘 이해하는 친구다.”
송민호와 군대에 간 규현 등 후배들이 ‘신서유기’를 더욱 쫄깃하게 만든 건 사실이다. 송민호에게 자주 예능적 재미가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신 PD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송민호의 래퍼 이미지를 생각하면 무대에서의 모습과 ‘신서유기’가 연결이 안된다. 송민호는 끼가 많은 친구다. 여러가지 재능중 음악을 좀 더 좋아하는 친구다. 성대모사를 할 때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 한다. 그래서인지 연기 제안도 들어온다. 끼가 많은데, 노력도 많이 하니까 어떤 식으로 재능 이 발견될지 모른다. 그 예측불가능성이 재미를 유발한다. 민호는 어딜 가도 사랑받을 수 있는 예쁜 동생이고 친근한 구석도 있다. 단순 재주만 있는게 아니다. 젊은 어머니 세대에게는 아들같은 느낌으로 귀여움을 받고 있다.”
신효정 PD는 호기심은 많지만 맨발로 다닐 정도로 까다로움은 없는 안재현과 똑똑함과 허술함을 동시에 지닌 규현도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신서유기’는 좀비 게임, OST 퀴즈, 영화 퀴즈 등이 단순게임 같지만, 보는 사람이 감정몰입을 할 수 있게 제작진이 개발한다. 사전 시뮬레이션에서 얼마나 몰입하는지, 퀴즈를 맞추려는 열의가 어느 정도인지를 철저하게 체크한다고 했다. “집에서 보시는 분들도 같이 맞혀보도록 퀴즈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뭘 하든 재미가 중요하다. 방송되는 시점에 사람들이 가장 재밌어 하는 아이템을 택한다. 지금은 인터넷 방송이 아니어서 브랜드 퀴즈를 못하는게 아쉽기는 하지만 시너지를 내게 하는 게 우리의 욕심이다. 미드(미국 드라마)처럼 에피소드가 재미 있어 콘텐츠가 쌓여가는 그런 식으로 기억에 남게 하고 싶다.”
신효정 PD가 앞으로 선보일 ‘신서유기’ 시즌5도 기대가 된다. 만드는 사람이 따뜻해 선한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송가락 사건’으로 공약이 된 번외편인 위너의 ‘꽃청춘’과 강호동의 ‘강식당’도 준비해야 한다.
“B급 감성으로 놀지만 보고나서 불쾌하거나 찝찝한 것은 피한다. 웃기는 걸 조금 포기하더라도 한 사람에게라도 상처를 남기면 안된다. 기분 좋은 것과 언찮은 것은 한끗 차이다. 웃기더라고 기분 좋게 웃기자가 우리 모토다.”
/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