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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리머 구제입법’ 野 손잡은 트럼프 ‘충성도 테스트’ 받게 된 적극지지층
미국 내 불법체류 2세 청년, 일명 ‘드리머(dreamer)’를 구제하는 입법을 추진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야당인 민주당과 손잡았다. 이민 문제가 트럼프 열성 지지층의 최고 관심 사안인 만큼, 이들의 공조가 트럼프 지지층의 충성도를 테스트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만찬 후 “다카(DACAㆍ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 보완 입법과 함께 멕시코 장벽 건설을 제외한 국경 보안 강화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어젯밤 다카에 대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최종적으로 드리머 보호와 국경 보안 강화를 함께 추진한다는 원칙에 합의하고 세부 논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에 트럼프를 “누구와도 거래할 수 있는 실용주의자”로 긍정 평가하는 반응이 나왔다. 아이오와 서부 포타와타미 카운티의 제프 요르겐센 공화당 의장은 AP에 “공화당은 트럼프를 비참하게 실패하게 했고, 트럼프는 뭔가를 끝내는 것이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다”며 “필요하다면 전향했다가 임무를 마친 뒤 다시 돌아오면 된다”고 말했다. 앞서 공화당표 이탈로 트럼프케어 입법이 좌절되는 등 트럼프-공화당 손발이 맞지 않았던 전례가 있는 만큼 전략 변화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민주당 지도부와 이민 협상에서 거의 얻는 게 없어보인다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공식 자문인 로저 스톤은 “대통령의 많은 지지자들은 우리의 왕이 잡혀있고, 켈리(백악관 비서실장)와 장군 출신 패거리들과 그의 글로벌 친구들이 현재 통치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한다”고 말했다. 이는 백악관에서 민족주의ㆍ국가주의적 자문이 줄고있다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AP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 지지단체 창립자인 에이미 크레머는 “만일 대통령이 ‘벽’을 얻지 못하고 (불법체류청년을) 사면한다면 그는 자신의 지지기반을 잃게 될 것”이라며 “엄청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핵심 지지층인 ‘백인 노동자’ 표는 불법이민을 단속하겠다는 공약에 빚진 부분이 크다. 대선 당시 트럼프 유세 현장에선 “국경 벽을 쌓으라”는 유권자들의 외침이 심심치않게 들렸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도 트럼프에게 “국경벽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오바마케어 대체ㆍ이란과 핵협상 파기 등이 줄줄이 좌절된 와중에도 굳건했던 지지층 기반이 이민과 국경벽 문제에서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는 다카 협상에서 민주당 지도부와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면서도 “궁극적으로 우리는 ‘벽’을 갖게 될 것이고, 벽을 얻지 못한다면 우리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혜미 기자/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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