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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립유치원發 보육대란②]“아이 맡길 곳 없는데, 하필 연휴 전에”…학부모 ‘멘붕’
-“시기도 악의적”…연휴 직전 연차 불가능해 ‘발동동’
-맞벌이 가정 중심으로 ‘임시 돌봄서비스’ 신청 분주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남들은 추석 황금연휴를 앞두고 설렐지 모르겠지만, 사립유치원에 아이를 맡기는 맞벌이 부모는 암담해요.”

서울 마포구에 사는 맞벌이 워킹맘 김모(32ㆍ여) 씨가 14일 본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전한 솔직한 심정이다.

전국 사립유치원들을 대표하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18일과 25~29일 총 2차에 걸쳐 집단휴업을 예고하면서 사립유치원에 아이들을 맡기고 있는 부모들의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지난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연 ‘유아교육 평등권 확보와 사립유치원 생존권을 위한 유아교육자 대회’에 참가한 시립유치원 원장들이 ‘유아학비 공ㆍ사립 차별없이 지원, 사립유치원 운영의 자율성 보장’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특히, 휴업이 두 차례에 걸쳐 실시될 것이라고 예고된데다, 10일에 이르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무려 닷새간 2차 휴업이 있다보니 손 쓸 방법이 없다는 게 학부모들의 입장이다.

여섯살 딸을 둔 직장인 박모(35ㆍ여, 경기 용인) 씨는 “지난 8월 초 여름휴가를 다녀 온데다 긴 추석 연휴가 있는데 이를 앞두고 육아문제로 연차를 낼수가 있겠나”라며 “같은 처지에 놓인 회사 동료들과 ‘이번 휴업은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말을 많이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유치원생 아들을 둔 직장인 송모(38ㆍ서울 성동구) 씨는 “유치원으로부터 휴원 공지를 받은 지난주부터 틈틈이 친척들에게 전화를 돌려 아이를 부탁하고 있는 중”이라며 “결국 시골에 계신 장모님이 올라오셔서 아이를 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각 시도교육청에서 제공하는 ‘임시 돌봄서비스’에 대해 문의하는 학부모들이 적지 않다. 서울교육청 유아교육과 관계자는 “유치원 종일반에 아이를 맡겨야만 하는 맞벌이 가정 등의 경우 임시 돌봄서비스 신청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이날 오후 12시까지 산하 11개 지역교육지원청 홈페이지에서 휴업 기간 ‘임시 돌봄서비스’ 신청을 받았다. 서울교육청은 학부모가 인근 공립ㆍ병설유치원 가운데 2곳을 적어내면 교육지원청이 유치원 여건을 고려해 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이 방법으로도 충분치 않을 경우 초등학교 돌봄교실까지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을 비롯해 경기, 부산, 대전 등 전국 시ㆍ도교육청에서도 이 같은 임시 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교육당국 적극 대응에 나섰지만 학부모들의 마음은 여전히 불편한 상황이다.

유치원생 딸을 둔 직장인 이모(35ㆍ여, 경기 성남) 씨는 “딸이 다니는 유치원이 휴업한다고 해서 걱정하고 있었는데, 그나마 임시 돌봄서비스가 운영된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신청서와 재원증명서를 마련해 신청했다”며 “집단 휴원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때문에 이 난리를 치러야하니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워킹맘 김모(39ㆍ여) 씨는 “최근 사립유치원들이 운영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은 들어왔지만, 대부분 학부모들이 꿈에 그리는 국공립 유치원 확대를 저지하기위해 아이들을 볼모로 삼는 휴원을 한다는 생각만 하면 너무 화가 난다”며 “휴원 시기까지도 연휴를 앞두고 실시하는 것을 보면, 이것은 학부모들을 최대한 아프고 힘들게 하겠다는 악의적인 행동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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