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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철성추행 급증에 따른 성범죄전문변호사의 역할

서울, 부산 등 높은 인구밀도를 보이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출퇴근 시간 지하철의 혼잡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배차 간격 조정, 출퇴근 시간의 탄력적인 운용 등 다각도의 해결 방안도 크게 효과를 보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혼잡에 따른 부작용도 심각하다. 그중 하나가 바로 지하철성추행의 급증이다. 물론 추행의 목적을 가지고 행하는 피의자도 많지만, 상대측의 오해로 용의자로 지목되는 경우도 상당하다.

지하철성추행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2조 공중밀집장소추행 혐의가 적용되는데, 이는 별도의 가해 행위 없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접촉 행위만 존재하면 성립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유 여하, 의도의 유무를 막론하고 피해자 측에서 성적 불쾌감을 느꼈다는 것만으로도 구성 요건이 충족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양손에 무거운 물건과 휴대 전화를 쥐고 있었음에도 1심에서 추행 혐의가 인정되어 유죄 선고를 받았다가 성범죄전문변호사(성범죄 사건을 주로 다루는 형사전문변호사를 편의상 표현하는 말)의 변론으로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사례도 있다. 결과적으로는 무죄 선고를 받았지만, 혐의자로 몰릴 때부터 경찰 수사와 법정 진술을 거치며 주변인들의 손가락질을 의식했을 형사피의자의 고통은 일일이 헤아리기 어렵다.

본의 아니게 피의자가 되었다면 사건 초기 단계에서부터 일관성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한음의 조현빈 성범죄전문변호사는 “지하철성추행의 경우 사건 당시 자신과 피해자의 거리, 접촉 부위, 승객 혼잡도, 양손의 위치 등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경찰조사 때부터 완벽한 방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치해야 오해가 또 다른 오해를 낳는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설령 우발적인 충동으로 타인의 신체에 손을 대었거나 밀착하는 행위를 했다 하더라도 책임 이상의 과도한 처벌을 받는 일은 형사 정책의 근본 취지에 어긋난다. 흔히 사건이 벌어지면 당황한 나머지 초기 대응에 실패해 접촉 의도가 왜곡되기도 하고, 법적 의미를 모른 채 불리한 진술을 하는 등으로 혐의보다 큰 처벌을 부르는 경향이 있다.

특히 사건 현장에서 사과 표시를 하거나 불확실한 상황에서 순순히 혐의를 인정하게 되면, 피해자 스스로도 격양된 나머지 실제보다 더한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일마저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행위와 진술 사이의 간극을 메우고 다각도에서 사건을 검토하고 대응할 수 있는 성범죄전문변호사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진 요즘이다.

김예지 기자 / yj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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