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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전유물 아니죠…디저트에 빠진 2030 남성들
-“스트레스 해소에 술ㆍ담배보다 좋아”
-30대男, 여성보다 아이스크림 더 선호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정희수(30) 씨는 최근 회사 근처 백미당 아이스크림과 오사카 명물 홉슈크림 빵에 푹 빠졌다. 식후에 먹는 달콤한 디저트가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기 때문이다. 정 씨는 “요즘은 심신이 지치면 술, 담배보다 달콤한 디저트를 찾게 된다”며 “여럿이 몰려다니거나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술자리가 줄어든 만큼 디저트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남자가 많아진 것 같다”고 했다.

디저트 매장의 풍경이 달라졌다.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디저트가 남성의 새로운 기호품으로 떠오른 것이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트렌드모니터가 실시한 ‘디저트 취식 보고서’에 따르면 만19~59세 사이의 남성 500명 중 디저트를 가장 많이 먹는 연령대는 30대로 나타났다. 특히 30대 남녀를 비교했을 때 남성이 여성보다 아이스크림 선호도가 3.2% 더 높았고 캔디 및 젤리는 2.4%, 빙수류는 0.8% 더 높았다. 또 전체 조사자 1000명 중 77.6%가 ‘식사 후 먹는 달콤한 디저트는 기분전환이 된다’고 답했다.

IFC몰 ‘디저트존’ 전경 이미지 [제공=IFC몰]

오피스 상권에 위치한 유통업계에서는 늘어난 고객들의 디저트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디저트 매장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업의 중심지인 여의도에 위치한 IFC몰은 지난달 패션 매장들로 이뤄져있는 L1층에 프리미엄 디저트 브랜드 9곳을 모아 ‘디저트존’을 오픈했다. 그라놀로지(프리미엄 요거트), 홉슈크림(오사카 슈크림), 허유산(홍콩 망고 디저트), 백미당(우유 아이스크림), 티로프(밀크티), 디초콜렛커피앤드(커피전문점), 스무디킹(건강음료), 웻즐스프레즐(프레즐), 알로하포케(샐러드) 등 국내외 프리미엄 디저트 브랜드들을 한곳에 모았다. IFC몰 디저트존은 L1층에서 패션 쇼핑을 즐기는 2030 여성 고객들이 주요 타깃이지만 식사 후 디저트를 찾는 남성 직장인 고객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고재선 허유산 IFC몰 점장은 “평일 점심시간에는 쇼핑을 나온 2030 여성 고객들 못지 않게 젊은 남성 직장인들이 디저트를 많이 찾는다”며 “과거에는 남성들이 디저트 매장을 찾는 경우는 데이트 등의 목적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디저트나 커피 등을 즐기는 남성들이 늘어나 남성들끼리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디저트 시장 규모는 8조9760억원으로 전체 외식시장에서는 10.7%를 차지한다. 이처럼 디저트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호응이 지속되자 유통업계에서는 다양한 형태와 맛의 디저트로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6000평 규모의 판교점 식품관 중 절반 가량을 디저트 존으로 구성했다. 롯데백화점은 올초 본점 내 디저트 매장 수를 21개에서 38개로 늘렸고 올 4월에는 잠실점에 22개의 디저트 브랜드로 구성된 베이커리존을 오픈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프랑스 유명 마카롱 브랜드 ‘라뒤레’와 대만 대표 펑리수 브랜드 ‘치아더’를 들여왔다.

안혜주 IFC몰 전무는 “과거 여성들만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지던 디저트를 즐기는 2030 남성 고객이 늘면서 오피스 상권에 위치한 IFC몰 디저트존도 오픈과 동시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불황 속에서 달콤한 디저트 같은 작은 사치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고객들을 위해 앞으로도 다양하고 특색있는 디저트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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