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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물폭탄]늦장 ‘휴교령’에 학생들은 ‘위험천만’, 학부모들 분통
-부산교육청 소홀한 대응에, 비난 여론 ‘일파만파’
-학교측과 교육청간 책임 떠넘기기 ‘급급’
-초등생, 폭우 속 하굣길에 넘어져 다치기도

[헤럴드경제(부산)=윤정희 기자] 11일 등굣길에 시간당 116mm 물폭탄이 쏟아져 임시 휴교령이 내려진 부산.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안내문자가 발송된 시간은 오전 8시14분께.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 시간쯤이면 학교에 도착하거나 근처까지 등교한 시간이어서 너무 늦은 대처였다는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당시 부산에서는 가장 거세게 비가 내리던 시간대여서 곳곳에서 침수와 붕괴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휴교가 결정된 학교에서는 쏟아지는 빗속에서 학생들을 되돌려보내 더큰 위험에 몰아넣어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8시가 한참 넘은 시각에 휴교 안내문자를 보낸 학교측에서는 교장과 교사 등 정작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져야할 교직원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는 증언도 쏟아지고 있다. 

부산진구 가야굴다리 앞에서 차량들이 침수된 모습 [사진=SNS 발췌]

부산지역 한 초등학교 학부모는 “쏟아지는 폭우 뚫고 아이가 등교했더니 선생님과 교장선생님은 오지를 않고 인근 중학교 및 다른 학교에서는 휴교 한다하는데 아무런 지침도 없었다”며 “아이들 등교 다하고 나니 휴교한다고 문자 보내오고 뭐하자는 건지 어이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휴교 사실을 확인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초등학생이 물구덩이 빠져 찰과상을 입는 사고도 발생했다. 부산 남구의 한 초등학교를 다니는 A군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불어난 물에 미끄러져 무릎과 팔에 상처를 입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자칫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면 큰 사고로 이어졌을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등굣길에 물폭탄을 고스란히 몸으로 맞은 학생들과 자녀들이 걱정돼 찾아나선 학부모들은 학교측의 대응에 분통을 터뜨렸다. 정작 큰 비가 오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에 도착한 학생들만이라도 비가 소강상태가 될 때까지 안전하게 기다렸다가 집으로 돌려보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당시 휴교령을 SNS 알림톡으로 보내왔을 뿐 문자나 전화는 없었다는 것. “뒤늦게 휴교 사실을 알고 학교로 뛰어갔지만 학생들과 학부모, 출근차량으로 뒤섞인 상태여서 자녀를 찾는 것조차 어려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다른 학부모는 “핸드폰도 없는 자녀가 8시면 집을 나서는데 8시가 훨씬 지난 시각에 톡만 보내놓고 휴교를 알렸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며 “아이를 찾기 위해 학교앞에 갔지만, 너무나 혼잡한 상황이어서 아이를 찾지 못했다”고 뒤늦게 아이가 집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부산 교육청을 비난하는 SNS 댓글도 빗발쳤다. 교육청을 질타하는 내용은 관련 기사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일부 학부모들이 학교를 대상으로 항의하자, 학교는 교육청에서 8시에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책임을 떠넘기기 바빴다. 교육청에서도 전화를 받지 않으면서 학부모들의 항의는 더욱 거세졌다.

이날 늦장 휴교령 사태의 확인 결과, 교육청은 이날 오전 7시35분, 일선 학교에 학교장 재량으로 입시 휴업을 하라고 안내했지만 이후 1시간 만에 다시 교육감 지시로 휴교령을 내리는 등 상황을 오판해 혼란을 키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학교에서는 학교장 재량으로 임시 휴교령을 결정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교무회의를 열어 휴교를 결정하기도 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지역마다 강수량이 달라, 교육감 재량의 휴교기준에 해당하는지 파악하면서 시간이 걸렸다”면서 “호우 경보가 내려져도 지역마다 상황이 달라 신중히 교육감 재량의 임시 휴교령을 내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부산지역 누적 강수량(12시 기준)은 263.2mm로 최대 358mm 폭우가 내린 지역도 있었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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