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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심 건물서 8000명분 대마 재배한 고교 동창생 구속기소
-불법거래 온상지 ‘딥웹’ 거래 첫 적발
-비트코인으로 대금받아 수사망 피해
-전문시설 갖추고 요일별 당번도 지정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도심 주택가에 전문 대마 재배시설을 설치하고 4억8000만원 상당의 대마를 재배ㆍ판매한 20대 고등학교 동창생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일반 브라우저에선 접속이 불가능한 ‘딥웹’으로 대마 판매광고를 한 뒤 가상화폐 ‘비트코인’으로 대금을 받는 수법으로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박재억)는 부산 지역 고교동창 사이인 정모(25)씨 등 4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11일 구속기소했다.

생육실 내 송풍시설 설비 [제공=서울중앙지검]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작년 6월부터 올 8월까지 부산의 한 상가 건물 5층에 재배시설을 갖추고, 약 30그루의 대마를 재배한 혐의를 받는다. 재배한 대마는 인터넷을 통해 구매의사를 밝힌 이들에게 팔거나 직접 피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약 75회에 걸쳐 판매한 대마량만 1.25㎏으로, 약 2500명이 피울 수 있는 양에 해당한다. 정씨 등은 구매자의 입금이 확인되면 대마를 숨겨둔 장소를 알려주는 속칭 ‘던지기’ 식으로 거래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금 결제도 ‘비트코인’을 이용해 단속을 피했다. 그렇게 거둔 수익만 총 1억5000만원에 달한다.

구매자들은 이들이 딥웹의 H사이트에 올린 광고글을 보고 은밀히 연락해왔다. 일명 ‘다크넷(Darknet)‘으로도 불리는 딥웹은 일반 검색엔진에선 검색이 불가능해 불법 거래의 암시장으로 악용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매년 200여만건 가량의 마약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검찰은 추산하고 있다.

개화실(플라워링 룸) 내 화분에 식재된 대마 [제공=서울중앙지검]

검찰은 이들이 판매를 위해 보관하고 있던 4억8000만원 상당의 대마 약 2.7kg도 압수했다. 이는 약 5400명이 흡연할 수 있는 양에 해당한다.

조사 결과 이들은 딥웹을 통해 구입한 대마를 흡연한 뒤 돈을 벌기 위해 직접 대마 재배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조성한 30평 규모의 재배시설에는 생육실과 개화실, 건조실 등이 마련돼 있었고, 고압 나트륨램프 등 조명장치와 온도ㆍ습도 조절장치도 설치돼 있었다.

적발 당시 생육실과 개화실에 총 17그루의 큰 대마가 자라고 있었고, 이미 수확된 대마는 판매를 위해 ‘아이스크림’, ‘바닐라쿠쉬’ 등 품종별로 유리병에 진열, 보관돼 있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수확·가공되어 판매목적으로 보관 중인 대마초 [제공=서울중앙지검]

건물 아래층에는 학원과 오토바이 가게 등이 입주해 있는 평범한 상가였지만 이들은 이중커튼과 철문 등으로 위장하고 환기구를 옥상으로 연결시켜 주변의 시선을 철저히 차단했다. 또 발각을 피하기 위해 재배시설에 상주하지 않고 요일별로 당번을 정해 재배 중인 대마를 관리하고 광고ㆍ판매 일을 분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그동안 적발이 어려웠던 딥웹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판매사범들을 적발한 최초 사례”라며 “딥웹 사이트 운영자 등 공범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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