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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헤게모니 변화로 한반도 대전환기…美 경제 실리ㆍ中 패권 강화, 韓 전략은?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글로벌 헤게모니(패권)의 변화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치ㆍ경제ㆍ외교ㆍ안보 지형도 일대 전환기에 접어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변화가 북한 핵문제의 해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어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해 보인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는 것이나, 북한 핵 문제 해법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ㆍ러시아 등 주변국들의 갈등이 심화하는 근저에는 동북아, 넓게 보면 글로벌 헤게모니의 변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경제력과 군사ㆍ외교력 분야에서 글로벌 슈퍼파워인 미국을 견제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 집권기엔 동북아 지역의 패권을 위한 전략을 본격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은 1990년대의 세계유일 초강대국 지위가 현저히 약화된 상태로, 특히 트럼프 정부는 자국우선주의ㆍ신고립주의를 내걸고 글로벌 리더십보다 자국의 경제적 실리에 몰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핵 무장을 본격화하면서 정권 안정을 보장받기 위해 마치 끝장을 보려는 듯한 태세로 초강경노선을 걷고 있다. 이를 통해 북한 내부결속을 강화하면서 체제안전을 위한 항구적인 장치를 보장받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LG경제연구원은 ‘향후 5년 미중관계 변화와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미중 양국의 국력 격차가 좁혀지는 장기추세 속에 양국 지도자의 집권기간이 상당부분 겹치는 향후 5년이 미중관계의 의미있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핵 대응과 무역 불균형, 아시아지역 세력균형 등을 둘러싸고 양국간 다양한 이익조정 협상이 이뤄지면서 헤게모니의 변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을 기치로 내건 트럼프 미 정부는 대외영향력 확대보다 성장 제고, 일자리 창출 등 대내 경제문제를 중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시진핑 중 정부는 ‘신창타이 전환’으로 요약되는 대내 어젠다 만큼이나 미국의 포위망을 무력화하기 위한 대외영향력 확장을 중시하면서 경제문제에선 성장률 수치보다 성장의 질을 중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이어 두 지도자들의 정책 우선순위를 고려할 때 “트럼프는 자신의 준거계층인 백인 근로자들이 환영할 만한 통상 측면의 경제적 실리를 취할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반면에 “시진핑은 트럼프에게 경제적 실리를 허용하면서 일대일로 프로젝트, 영토분쟁 문제 등에서 미국의 이해와 협조를 받아내는 구도로 주고받기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런 주고받기의 결과는 후임자들에게 계승돼 장기적인 미중관계를 규정하는 프레임의 중요한 일부가 될 것”이라며 “양국간 교역, 투자, 환율 등 경제변수는 물론 동아시아 세력균형과 한반도 지정학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물론 미국과 중국의 헤게모니 쟁탈전이 앞으로 어떤 형태로 전개될지, 그것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의 견해도 ▷미국의 헤게모니 지속 ▷중국의 지역 헤게모니화 ▷헤게모니의 다극화 ▷미중간 헤게모니 쟁탈전에 의한 전쟁 가능성 등 크게 엇갈리고 있다. 그럼에도 앞으로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패권 지형의 변화가 예상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북한 핵문제의 해법이 복잡하게 꼬이고 있는 것도 이처럼 패권 구도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선 새로운 시각의 접근이 필요한 셈으로, 문재인 정부가 복잡한 방정식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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