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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일‘9승 폭죽’부러운 한화골프단
우승없어도 꾸준히 지원 결실
김인경·김지현 6승으로 화답
넬리 코다도 영입 ‘다국적 군단’


“우리 골프단은 사이가 좋아요. 다른 선수가 우승하면 내 일처럼 기뻐요.”

올해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김인경(29)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 한화클래식 2017(총상금 14억원) 둘째날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장에서 한 말이다. 김인경은 올해 한화그룹 이름의 꽃다발을 세 번 받았다. 우승한 다음 날이면 선수가 어디에 있건 현지 책임자급이 꽃과 김승연 회장의 축전을 전달한다고 한다. 

짜임새 있는 지원과 아름다운 팀내 분위기로 남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한화골프단’ 선수들. 왼쪽부터 신지은, 지은희, 하루 노무라, 김지현, 김인경, 이민영, 윤채영, 넬리 코다.

올해 9승의 대박을 터트린 한화골프단은 2011년 만들어졌다. 총상금 10억원 규모의 한화금융클래식을 창설하면서 동시에 윤채영을 비롯한 여자 선수 5명으로 골프단을 창설했다.

운영 철학은 가능성있는 선수를 발굴하거나 재기하는 선수를 영입해 성공하도록 후원한다는 것.

해외에서 골프 대회가 열리면 숙소를 예약해주거나 이동식 피트니스밴을 도입해 선수들이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언제든 운동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소속 선수가 귀국하면 계열사 골프장에서 자유롭게 훈련하도록 했고, 겨울에는 동계 훈련 캠프도 운영했다.

일본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이민영과 윤채영의 빠른 투어 정착을 위해서는 현지 매니저를 고용해주기도 했다. 주니어 골프선수 출신 김상균 한화골프단 감독은 “팀 운영 원칙은 팀원의 우승이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똑같이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2013년에는 지은희와 신지은을 영입한 데 이어 2015년에 모친이 한국인인 일본인인 노무라 하루와 신장암을 극복한 이민영, 그리고 2012년 나비스코에서 우승을 놓친 뒤에 저조한 성적을 내던 김인경을 영입했다.

주변에서는 의아하게 생각하기도 했다. 어떤 선수는 슬럼프를 지나고 있었고, 어떤 이는 잠재력만 보였을 뿐이었다. 3월에 이민영은 수술을 받은 뒤였다. 한마디로 당장 우승을 거둬 후원사를 빛내줄 선수들과는 거리가 있었다. 


스타가 된 선수를 마다했으니 우승 복은 뒤늦었다. 2012년 유소연의 한화금융클래식 우승 이래 창단 4년여가 지나면서 쏟아졌다. 2015년 윤채영이 삼다수마스터스, 노무라가 한화금융클래식에서 우승했다. 2016년에는 노무라가 LPGA투어에서 2승, 신지은이 데뷔 135번째 대회(텍사스슛아웃)에서 첫 승전보를 전했다.

김 감독도 2015년 한화금융클래식에서 노무라가 우승한 뒤에야 마음 고생을 덜었다고 말했다. 그간 ‘선수의 우승이 없어 조마조마한 나날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저만의 괜한 걱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룹에서는 선수들 우승이 없었어도 꾸준히 믿고 후원해주었을 겁니다.”

올해는 스타가 아닌 성장성을 중심에 둔 한화의 골프단 운영 철학이 가장 빛을 발하는 것 같다.

한-미-일에서 무려 9승이 폭발하듯 터졌다. 시즌 첫 우승은 3월말 일본으로 무대를 옮긴 이민영에게서 나왔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로 진출한 이민영은 데뷔 5경기째인 야마하레이디스오픈에서 첫승을 올리더니 7월에는 니혼햄레이디스에서 2승을 올렸다.

국내에는 한 명 뿐인 김지현이 4월말 KG이데일리레이디스에서 데뷔 8년만에 124전125기 우승을 거두더니 6월에는 에스오일챔피언십과 KLPGA 메이저인 한국여자오픈까지 3승을 연달아 거두었다. LPGA투어에서도 텍사스슛아웃에서 노무라 하루가 연장 6번째 홀 접전 끝에 우승 소식을 전했다. 지난해 우승으로 재기의 기운을 얻은 김인경은 LPGA 메이저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올 시즌 3승의 쾌거를 달성했다.

한화 골프단은 최근 미국의 넬리 코다도 영입, 한미일 다국적 군단 체제를 갖췄다.

남화영 기자/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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