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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취임 시 쓴 오바마 손편지 첫 공개
-서민에게 더 많은 기회 제공ㆍ미국 리더십 등 강조
-민주주의 가치 훼손 경계하기도
-CNN “오바마 편지에 선견지명 담겨” 일갈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올해 1월 이임 직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긴 편지를 미 CNN방송이 입수해 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당선 축하 인사로 시작되는 이 편지에는, 민주주의 가치 수호 및 세계 무대에서 미국 역할의 중요성 등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 국정경험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겼다.

오바마 대통령은 편지 서두에서 “놀라운 선거 승리를 축하한다”며 “수백만 명이 당신에게 희망을 걸었고, 우리 모두가 당과 관계없이 그 희망이 재임기간 중 번영과 안보로 확장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AP연합]

이어 그는 “백악관이 성공에 대한 청사진이 명확하지 않은 독특한 공간이다보니 어떤 조언이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면서도 “지난 8년 간 경험에 따른 몇가지 의견을 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우선 그는 모든 어린이와 가정에 ‘성공을 위한 사다리’를 더 놓아달라며, 평범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두 번째로 “미국의 리더십은 정말 중요한 것”이라며 “냉전시대 종식 이후 확장돼온 국제질서 유지 등 역할은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정치적 목적으로 인해 민주주의 기본원리가 훼손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우리 모두 이 사무실(백악관)의 임시 거주자일 뿐”이라며 “이같은 생각이 우리를 선조들이 피흘려 쟁취한 법치주의, 권력분립, 법의 평등한 보호와 시민의 자유 등 민주적 제도와 전통의 수호자가 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 도구가 가능한한 강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에게 달린 일”이라고 덧붙였다.

CNN은 최근 트럼프가 인종차별주의자 애리조나 보안관을 사면해 법치 원칙을 훼손했다고 지적하면서, 오바마의 편지에 “선견지명이 담겼다”고 꼬집었다. 또한 의회에 대한 예산처리 압박 역시 헌법상 분리된 동등한 위치의 정부 기구를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보좌관이었던 데이비드 앨셀로드 역시 트위터에 “대통령이 다음 대통령에게 전하는 참으로 현명하고 웅변적인 충고다. 그런데 현직 대통령이 그것을 얼마나 무시해왔는지를 보면 슬프다!”고 적었다.

그동안 미국 대통령들은 후임자에게 개인적으로 편지를 남겨왔다. 하지만 편지 내용이 이처럼 빨리 공개된 것은 이례적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가까운 보좌관에게도 편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일부 방문자에게 편지를 보여주면서 내용이 알려지게 됐다. 편지를 본 백악관 방문자 중 한명에게서 사본을 입수했다고 CNN은 밝혔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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