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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총선 D-20] “메르켈, 도전자의 맹공에서 살아남았다” TV토론서 우위
-응답자 55% “메르켈 총리 더 설득력 있어”
-TV토론 영향력 큰 만큼 반전 가능성도
-북핵ㆍ난민 문제 등에서 설전…“터키 EU 가입 반대” 한목소리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메르켈이 도전자의 맹공에서 살아남았다.”(로이터)

독일 총선을 3주 앞두고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SPD) 대표 간 양자 TV토론이 3일(현지시간) 열렸다. 토론에 취약한 메르켈 총리는 이번에도 ‘청중이 없을 것’, ‘토론 중재자 4명’ 등의 조건을 내걸며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슐츠 총재는 “토론 승리를 토대로 역전극을 만들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토론이 끝난 뒤에도 민심은 여전히 메르켈 총리를 향해있었다. 

독일 총선에서 4연임에 도전하는 앙겔라 메르켈(왼쪽) 총리와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 후보가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TV 토론서 난민과 북한 핵실험 등 외교문제와 국내 이슈들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총선 투표는 오는 24일 실시된다. [베를린=AP연합뉴스]

이날 독일 공영방송 ARD가 토론 직후 시청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5%가 메르켈 총리가 더 설득력있는 토론을 펼쳤다고 답했다. 35%는 슐츠가 우세했다고 판단했다. 공영방송 ZDF의 조사에서도 메르켈 총리가 잘했다는 응답(32%)이 슐츠 대표(29%)를 근소하게 앞섰다. 이로써 지지율 40%에 육박하는 메르켈은 또한번 4연임 전망에 청신호를 밝혔다.

메르켈 총리가 여론조사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절제된(low-key) 접근법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르켈이 최근 독일의 경제적 안정, 불안정한 국제환경에서 안정적 지도자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유권자에게 상기시키기 위해 이같은 전략을 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현지 언론은 이날 토론만 보면 슐츠 측이 우세했으나, 메르켈 총리의 친숙함과 신뢰성, 국정운영 능력 등이 여론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다만 독일 선거에서 TV토론 영향력이 상당한 만큼, 반전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독일 여론조사업체 포르사에 따르면 3000만 명에 달하는 독일 유권자 중 절반 가량이 투표 대상자 선정을 위해 토론을 시청할 것이고, 그중 22%가 토론에서 성과를 토대로 투표 대상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르사의 피터 마투첵은 CNN에 “메르켈은 좋은 토론자는 아니며 모두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상대편이 토론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역시 “슐츠 대표가 때때로 당황한 듯 보이기도 했으나, 이길 수 있는 충분한 주도력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CNN은 “토론이 메르켈의 강점이 아닌 반면, 상대방은 메르켈 측에 흔적을 남길 만한 상당한 수사적 화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FT는 ‘과묵한’ 메르켈과 대비되는 ‘유창한 연설자’로서 슐츠의 강점을 높이 샀다. 그러면서 SPD의 주된 이슈인 북한 위협과 이민 및 사회적 불평등 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서 슐츠가 충분히 토론 점수를 얻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토론에선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따른 대응 문제가 단연 화두로 떠올랐다. 슐츠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가 아니라며, 독일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맞설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메르켈 총리는 “미 대통령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도 “우리는 (북한에 대한) 평화적ㆍ외교적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며 트럼프의 강경기조엔 선을 그었다. 난민 문제를 두고서도 양측은 설전을 벌였다. 슐츠 대표는 2015년 난민 수용 결정과 관련 “메르켈이 독단적 결정으로 심각한 실수를 범했다”고 지적했고, 메르켈 총리는 “매우 극적인 상황에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반박했다. 다만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에는 양측이 한 목소리로 반대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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