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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마약사범 역대 최다… ‘채팅앱’으로 필로폰 거래까지
-대검 ‘마약범죄 백서’ 발간…지난해 적발 1만4214 명, 전년 대비 19.3% 증가
-SNS나 인터넷 거래, 국내 체류 외국인 통한 유통 사례 많아
-검찰, 인터넷 모니터링 통해 웹사이트, 게시글 등 5777건 차단·삭제 요청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지난해 적발된 마약사범 수가 역대 최다인 1만4214 명을 기록했다.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발달, 국내 체류 외국인 증가 등으로 인해 점차 마약 유통 경로가 다양화되고 있다는 게 검찰의 분석이다.

대검찰청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6 마약류 범죄백서’를 발간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 사범 1만4214 명은 전년의 1만1916 명에 비해 19.3% 증가했다. 특히 필로폰 등 주요 마약류 압수량은 117kg으로, 2015년에 비해 41.8% 늘어났다. 검찰의 설명에 따르면 117kg은 약 390만 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검찰은 특히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익명으로 손쉽게 마약을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서울중앙지검은 ‘채팅앱’을 통해 필로폰과 대마를 판매한 16 명을 입건하고, 그 중 3명을 구속했다. 129개의 판매사이트를 차단하고 마약류 판매 게시글 781건은 삭제조치했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감기약 성분을 이용한 필로폰 제조법’을 터득해 실제 200g의 마약을 만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판매한 사례도 있었다.

[표=대검찰청 제공]

국내 체류 외국인들의 범행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적발된 외국인 마약사범은 30여개국 357 명으로, 전년 대비 49.5%나 증가했다. 이 중 밀수, 밀매 사례가 31%를 차지해 투약사범이 많은 내국인에 비해 공급사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정부지검의 경우 지난해 군사우편을 이용해 필로폰 4.1kg을 밀반입한 주한미군 2명을 입건했고, 인천지검도 국제우편을 통해 필로폰 2kg을 들여온 대만인 등 국제마약조직원 5명을 적발해 3명을 구속했다. 특히 중국이 대부분을 차지했던 밀반입국은 캄보디아나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 등지로 다양화됐다. 지난해 중국에서 들여온 필로폰 양은 9.2kg으로 전년대비 65.3% 감소했지만, 동남아 국가는 6.4kg으로 2015년에 비해 50% 증가했다.

마약범죄는 재범률이 높다는 특징이 있어 근절이 어렵다. 지난해 마약사범 중 37.2%인 5285 명이 동종 전과가 있는 범죄자였다. 검찰은 마약 유포자가 아닌 청소년사범이나 단순투약자 등 664명에 대해서는 교육이나 치료를 조건으로 기소를 유예했다. 수감 중인 마약류 사범에 대한 재범방지 교육도 지속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한편 본드 등 환각물질 흡입사범은 2011년 1761명을 정점으로 점차 줄어들어 지난해에는 18명이 적발되는 데 그쳤다. 본드 제조업체들이 환각성분 ‘톨루엔’을 다른 물질로 생산하고 있는 게 주 원인이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마약류범죄 인터넷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속적인 단속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7월까지 마약 불법 유통과 관련된 불법사이트와 게시글 등 5777 건을 발견해 방송통신위원회에 삭제 또는 차단을 요청했다. 관세청과 협업해 최근 늘어나는 국내 체류 외국인의 국제우편 화물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 오는 9월 제주에서 열리는 ‘마약퇴치국제협력회의(ADLOMICO, Anti-Drug Liaison Official’s Meeting for International Cooperation)’를 통해 도피사범 강제송환 등 국제공조도 강화할 방침이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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