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하비’ 수해를 본 텍사스 주 휴스턴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참모들에게 ‘한미FTA 폐기 준비를 지시했다’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미 FTA 폐기 여부를 언급했다. 앞서 미 언론에서도 재협상 등이 아닌 폐기를 준비 중이란 보도가 나왔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폐기를 진행한다면 이는 한미관계에 돌이킬 수 없는 악재로 작용한다. 북핵 대응에서까지 양국 공조 체계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 이를 보도한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조치는 미국과 동맹인 한국 양국이 북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위기에 직면한 시점에 경제적 긴장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의 일환으로 엄포를 놓은 것이란 분석도 있다. 사업 협상가로서의 자질을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수차례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이다.
또 갈수록 미국 내 정치 상황이 악화된 와중에 한미 FTA를 통해 자국 내 지지세력의 결집을 꾀하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앞선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돌연 한미 FTA 문제를 거론했던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대선 기간, 한미 FTA를 “재앙”, “끔찍한 협정” 등으로 비난했었다. 재협상이나 폐기를 공언하기도 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폐기 발언을 단순히 엄포용으로만 볼 수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dlc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