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초와 비교할 때, 전선은 오히려 더 혹독하다. 특히나 제1, 2야당의 대표가 직전 후보로 경쟁했던 홍준표ㆍ안철수 대표다. 예상대로, 여전히 날이 시퍼렇다. 각종 현안마다 새 정부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9월 정기국회의 키는 원내대표가 쥐고 있다는 데에 있다. 당을 대표하는 건 당 대표이지만, 원내 교섭단체 대표로 각종 입법현안을 조율하는 건 원내대표의 몫이다. 한국 정치의 독특한 문화다. 9월 정기국회는 원내대표의 역할이 가장 극대화되는 시기다.
야권은 현재 정우택 자유한국당ㆍ김동철 국민의당ㆍ주호영 바른정당ㆍ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체제다. 청와대로선 대선에서 직접 경쟁한 후보가 포진된 당 대표급보다는 한결 부담이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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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당의 명운에 따른 정무적 판단이 중요한 당 대표와 달리 원내대표는 어쨌든 현실과 직결된 입법과제를 책임져야 하는 게 최우선이다. 감성보단 이성이다. ‘민생’이란 명분을 꺼내기도 좋고, 대화 역시 한결 수월할 수 있다. 게다가 첫인상도 나쁘지 않았다. 취임 초였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의 청와대 회동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그래도 낙관할 수만은 없다.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수월함이다. 이미 앞선 인사정국에서 수차례 드러났다. 여소야대 정국은 새 정부로선 최대 난관이다.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하나만 해도 첩첩산중이었다. 새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로드맵에는 각종 개혁과제를 이행하는 데에 필요한 법률안 중 117개를 올해 안에 제출키로 계획했다. 그 중 대다수는 9월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야권으로선 존재감을 드러낼 절호의 기회고, 새 정부로선 야권의 협조가 절대적인 난국이다.
그래서 청와대는 야권 원내대표의 마음을 달래는 게 최우선 과제다. 청와대가 정기국회 첫날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재차 제안한 것도 대상은, 당연하겠지만, 야권 원내대표였다. 청와대와 야권 원내대표의 궁합이 향후 100일 정기국회를 판가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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