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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오 강국의 꿈, 우리가 주역 ⑩]유행준 아미코젠 사장 “독성 걱정 없는 효소 기술로 친환경 바이오의약품 만들죠”
-1세대 바이오 벤처 효소 전문기업 ‘아미코젠’
-친환경적인 제약용 특수효소 기술 개발
-효소 기술 직접 활용해 헬스앤뷰티 시장 진출
-“직원 30% 연구인력, 매출액 10% 연구개발 투자”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몇 해 전 가습기살균제부터 최근 계란, 생리대, 소시지까지 국민들 사이에선 ‘케미포비아’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일상 생활에서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를 느끼고 있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화학물질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분야가 바로 의약품 분야다. 약은 기본적으로 화학성분을 기반으로 제조되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제약사는 보다 친환경적이면서도 효능이 좋고 부작용이 적은 의약품을 생산하길 원하고 있다. 이를 위한 막대한 연구개발도 하고 있다.

효소 전문기업 ‘아미코젠’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세파계 항생제 합성용 1단계 특수효소’ 기술을 개발한 1세대 바이오 벤처다. 이 기술은 중국 등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의 많은 다국적 제약사에도 성공적으로 이전됐다. 기존 항생제 원료는 고온, 고압 등의 조건에서 생산됐기에 공해물질 배출도 많았고 비용도 높았다. 무엇보다 극한의 환경에서 제조된 화학물질에 대한 거부감이 커져갔다. 아미코젠이 개발한 특수효소 기술은 이런 환경문제를 야기시키지 않으면서도 비용도 낮춘 장점이 있다. 전 세계 항생제 제조 시장의 80% 차지하는 중국은 대부분은 이 공법으로 항생제 제조 시설을 바꾼 상태다.


유행준 사장(61, 사진)은 올 해 초 아미코젠 전문 경영인으로 합류했지만 유 사장이 바이오산업에 뛰어든 건 바이오산업이 태동하던 1990년대 말부터다. 당시 CJ제일제당에서 일하던 유 사장은 바이오사업을 시작하는 CJ 초기 멤버로 글로벌 마켓을 조사하기 위해 2000년대 초 미국을 찾았다가 막 아미코젠을 설립한 신용철 대표를 만났다.

유 사장은 “우연히 만난 신 대표와는 대학 선후배 사이로 그 이후 간간히 연락을 취하며 서로를 응원해오던 사이였다”며 “올 해 초 신 대표가 자신은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싶으니 아미코젠에 와서 경영을 맡아줬으면 한다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많은 고민을 했고 신 대표의 진정한 과학자로서 모습과 아미코젠의 가능성에 이끌려 합류를 결정했다고 했다.

한편 B2B로 운영되는 제약용 특수효소 기술을 가진 아미코젠은 자신이 가진 좋은 기술을 이용해 직접 제품 개발에도 나섰다. 아미코젠은 4년 전 바이오신소재를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유산균 등을 제조하는 ‘케이뉴트라’ 브랜드를 론칭했다. B2B에 머물지 않고 B2C 영역으로 진출한 것이다. 유 사장은 “우리가 가진 좋은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된 것을 확인하고 직접 제품 생산에 나서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아미코젠은 과거와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아미코젠이 준비 중인 사업은 ‘항체 정제용 레진’이다. 항체 정제용 레진이란 바이오의약품을 만들 때 고순도의 제품을 위해 꼭 거쳐야 하는 정제 과정에서 사용하는 ‘수지(레진)’를 말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급성장이 예상되는 바이오의약품 제조에 없어서는 안 될 과정이지만 아직 이 시장은 글로벌 기업 한 군데를 빼고는 진출한 곳이 없다.

유 사장은 “그만큼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라며 “하지만 아미코젠은 세계적인 레진 생산 기술력을 가진 스웨덴 ‘바이오웍스’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우리가 가진 분자진화기술력과 합쳐 분명 이 분야에서 성과를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30년 넘게 바이오분야를 직접 체험한 유 사장은 국내 바이오산업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1세대 바이오 벤처들이 대부분 실패한 원인은 자신의 기술 수준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 그 기술을 진짜 시장이 원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내 기술이 좋다고, 최고라고 자만할 것이 아니라 직접 시장에 나가 시장이 원하는 제품이나 기술이 무엇인지 보고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미코젠은 업력 18년차 중견기업에 속하지만 초창기 벤처 정신을 잃지 않기 위해 직원 30% 이상은 연구인력, 매출 10% 이상은 연구개발 투자라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아미코젠 소개>

신용철 대표이사, 유행준 사장

연혁-2000년 설립

2011년 제약용 특수효소(CX) 수출 개시

2013년 9월 코스닥 상장

규모-매출액 690억원, 직원수 135명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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