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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당 70만원 입니다”…흙수저는 꿈도 못꾸는 ‘학종 컨설팅’
수능개편 최종발표 사흘 앞두고
학생·학부모들 대학입시 불안감

학원문 두드리자 고액금액 요구
합격사례 과장광고 행태도 판쳐

중학교 3학년생 자녀를 둔 학부모 박모(45ㆍ여) 씨는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학원의 예비 고1 대상 입시설명회를 다녀왔다 좌절감을 느꼈다. 아들이 치르게 되는 2021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의 경우 절대평가 과목이 크게 늘며 학생부종합전형 수시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란 평가가 대부분인 만큼 이에 대비하기 위한 1대1 입시컨설팅을 받아보려 했지만,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가격에 그대로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1시간으로 진행되는 컨설팅은 1회에 50만원이 넘었고, 10회 프로그램의 경우에도 300~500만원에 이르렀기 때문이란게 박 씨의 설명이다. 박 씨는 “변화하는 입시정책에 맞춰 관리형 컨설팅을 아이가 받아보게 하려 했지만 형편상 불가능한 정도의 가격이었다”며 “최근엔 중저가 상담들조차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부담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안 최종발표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시 대비 컨설팅 업계가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수능 절대평가 과목 확대와 학생부종합전형 비중 확대가 기정사실화되면서 학생,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겨냥한 학종 컨설팅이 활개를 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중3이나 고1부터 목표 학과 및 대학을 설정한 뒤, 이에 맞춰 자율활동이나 독서ㆍ동아리 활동 계획을 짜주고 수행하고 있는지 오랜 기간 확인해주는 방식의 컨설팅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는 것이 학원가의 설명이다.

국내 유명 입시컨설팅업체 관계자는 “유명 입시 컨설턴트의 경우 1회 컨설팅에 60만~70만원 정도 비용을 받고 있고, 최근에는 10회 500만원 등의 묶음 상품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며 “입시전형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최근엔 진로지도형 학생부 관리, 학기말 학생부 관리, 자율활동 관리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학생 및 학부모들도 입시 변화로 인한 불안감에 입시컨설팅 학원을 찾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고1 학부모 김모(44ㆍ여) 씨는 “학생부종합전형은 누가 오래전부터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잘 관리받느냐의 싸움이라는게 학부모들 사이에선 상식처럼 통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입시 개편안의 방향이 학종 확대를 향하고 있는 상황에 손놓고 있을 수 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1 재학생 김모(16) 군은 “명문대에 입학한 친척이 대치동 엄마들끼리 알음알음 알려진 비공개 고액 컨설팅으로 오랜시간 관리를 받았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며 “주변에서 효과가 없다고 말하는 경우도 많이 봤지만, 실제로 성공한 케이스를 몇몇 보다보니 컨설팅을 받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원들 역시 앞다퉈 컨설팅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나섰다. 특히, 1시간당 20만원 전후로 알려졌던 평균 상담료도 10~20만원씩 오르고 있다는 것이 학원가의 중론이다.

특히, 등록하지 않은 비공개 고액컨설팅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서울 강남구 한 컨설팅업체 A 원장은 “업체 별로 터득한 노하우가 동일할 수는 없지만 대입 전형이 어느 정도 정형화된 상황에서 큰 돈을 주고서만 살 수 있는 ‘비책’ 같은 것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전형이 요구하는 바에 따라 지도하는 게 정석인데, 터무니 없이 높은 돈을 받고 있는 업체 때문에 사교육 업계 전체가 욕을 먹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학종 컨설팅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대학 합격 사례를 과장하거나 허위로 홍보하는 행태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대치동 보습학원 대표 B 씨는 “대학에 합격한 경우를 잘 살펴보면 화려한 스펙보단 학업에 대한 열정과 이해도, 학력이 상승한 과정 등에 집중해 선발되는 경우가 많다”며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안한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한 번 더 냉정하게 생각하고 적정 수준의 가격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신동윤·김유진 기자/realbigh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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