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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경장벽 예산편성 안되면 셧다운” 발언에 공화당도 반기…꼬이는 트럼프
-9월 30일까지 예산안 통과되지 않을 시 10월 1일 셧다운 예상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도 반발, “어떤 지원군 없이 셧다운하게 될 것”
-트럼프 강경발언 이후 다음날 집회에선 ‘국민통합’ 강조
-WP “연설 중 수백명 이탈…지지층 충성도 약해지는 조짐”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에 필요한 예산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연방정부 셧다운(잠정 폐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민주당은 물론, 집권 공화당 의원들도 ‘역풍’을 우려하며 반기를 들었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애리조나 주(州) 피닉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지지 집회에서 “지금 민주당 반대파들은 우리가 그것(국경장벽 건설)을 하지 않길 원할 것이다. 우리가 정부를 폐쇄해야 한다해도 우리는 장벽을 짓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AP연합]

이는 장벽 건설 비용이 민주당 반대로 2018 회계연도(2017년 10월~2018년 9월) 예산안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셧다운도 불사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면서 그 책임을 민주당으로 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따라서 다음달 5일 회기를 시작하는 미 의회가 같은달 30일까지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는다면, 10월 1일부터 미국 정부는 셧다운 상태에 놓일 수 있다.

일찌감치 장벽 건설에 반대 입장을 밝혀온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전포고’에 반발했다.

찰스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 하원의원은 셧다운에 따른 후폭풍을 트럼프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슈머 원내대표는 23일 성명에서 “대통령이 공화당과 민주당원, 미국인 대다수 희망에 반하는 이 길을 추진한다면, 대통령은 어떤 지원군 없이 셧다운으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화당 주요 인사들도 줄줄이 회의적인 입장을 내놨다. 폴 라이언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리건 주 힐스보로의 인텔 공장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 셧다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셧다운이 되면) 세제개편안을 승인하기 위한 의회 노력과 트럼프의 다른 공약 입법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탐 콜 공화당 하원의원도 로이터에 “(셧다운이) 정치적으로 현명하거나 실제로 성공적일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트럼프의 “위협적인 움직임”이 당에 역효과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중 반응도 회의적이다. 보수성향의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 리포트가 지난달 말 미국 유권자 대상으로 자동투표를 실시한 결과 미국인 절반이 넘는 56%가 ‘불법 이민을 막을 수 있는 경계벽’ 구축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37% 만이 트럼프 제안을 지지했다. 향후 민주당은 이같은 부정적 여론을 근거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에 반대 목소리를 높여갈 전망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네바다 주 리노에서 열린 재향군인회 연차총회 연설에선 돌연 ‘국민통합’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한 고국과 한 위대한 깃발을 가진 하나의 국민”이라며 “치유할 수 없는 분열이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피부색이나 소득 규모, 정치 정당 등으로 정의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전날 피닉스 집회에서 샬러츠빌 사태 책임을 언론에 돌리고, 자신을 비판한 일부 공화당 의원을 공격하는 등의 태도와 180도 달라졌다는 지적이다. 이를 두고 그간 트럼프의 분열적 언사가 지지층 결집에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듯 보이자 급격한 태세 전환을 취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WP는 피닉스 집회가 열성 지지자들이 모인 자리였음에도 연설 중간에 수백 명이 자리를 뜨는 등 장면이 포착됐다며, 지지층 충성도가 약해지는 조짐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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