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한중수교 25주년]무역규모 33배 급증…한국 일방 우위에서 경합 구도로 바뀐 경쟁지도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한국과 중국은 지난 1992년 수교를 맺은 이후 지난 25년간 인적·물적 교류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교역 규모는 33배 늘었고, 양국을 오간 한국인과 중국인 수는 120배 증가했다.

2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중 간 교역 규모는 수교 첫 해인 1992년 64억 달러(약 7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2114억 달러(약 241조3000억원)로 급증했다. 25년 사이 33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 2003년 중국은 한국의 가장 큰 교역 상대국 지위를 차지한 이후 10년 넘게 같은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수출은 25년 동안 27억달러(약 3조원)에서 1244억달러(약 142조)로, 수입은 37억달러(약 4조2000억원)에서 870억달러(약 99조3000억원)로 증가했다. 대중국 무역수지는 수교 연도인 1992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한국이 매년 흑자였다. 중국 역시 한국은 좋은 무역 상대였다. 2015년 기준 한국은 중국의 주요 수출국 4위(496억4700만달러)를 기록했다. 1위는 미국(1974억1700만달러)이었다.

그러나 무역 상황은 이미 변화하고 있다. 한국에서 중간재를 수입해 완제품을 만들어 팔던 중국이 기술력 개발에 힘을 쏟으면서 국제 무대에서 점차 한국의 경쟁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과 중국의 수출 경합도 지수는 1998년 37.9에서 2015년 44.8로 높아졌다. 숫자가 높아졌다는 것은 수출 구조가 그만큼 유사해져, 경쟁 상대가 됐다는 의미다. 수출경합도는 특정 시장에서 양국 간 수출의 경합정도를 나타내는 지수로, 수출구조가 유사할수록 100에 가까운 값을 가지며, 완전히 다를 경우 0의 값을 갖는다.

대표적인 제품이 디스플레이 분야다. 대규모 장치산업인 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시장을 꽉 잡고 있었으나 중국 업체들은 중저가형 LCD 디스플레이를 대거 출하하며 가격 공세를 펴고 있다. 8월들어 LCD TV패널 평균가격이 전달 대비 2.4% 급락한 것도 중국 업체들의 물량공세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BOE와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2년전 대비 올해 생산물량을 2~4배 가량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분야의 한중 수출경합도는 93.6에 이른다.


반도체 분야도 중국의 추격이 거세다. 중국 당국은 한국 한해 예산의 절반규모(200조원)의 돈을 쏟아붓는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상태다. 막대한 물량공세다. 조선업 역시 한국을 거의 따라잡았다. 올해 중국 조선사들은 한국 조선사와의 경합에서 LNG선과 초대형컨테이너선을 수주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산당 1당체제 하의 중국이 막대한 물량공세를 펼칠 경우 한국 산업 피해는 불가피하다”면서 “한국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인력이 대거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는데 3년 가량인 중국과의 기술격차는 점점 더 좁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h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