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국민의당 당대표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중도 세력을 등에 업은 안철수, 이언주 후보와 동교동계와 호남계 의원의 지지를 받는 정동영ㆍ천정배 후보. 지방선거를 이끌 사령탑을 누가 맡느냐에 따라 국민의당의 운명은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특히 창당 때부터 계속된 ‘선(先)호남 후(後)전국’, ‘선전국 후호남’논쟁은 어느정도 아퀴가 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 천정배 후보 등 호남개혁세력이 당권을 잡으면 지방선거 전략은 호남에 방점이 찍히는 형태로 안 전 대표가 당 대표가 되면 ‘수도권’에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안 전 대표의 출마선언으로 극심한 내홍을 겪은 국민의당은 전대 후 더 큰 격랑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안 전 대표의 측근의 말을 종합하면 안 전 대표는 ‘총선리베이트파동 ‘으로 창당 4개월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난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큰 큰으로 전해진다. 창당과정에서 자신이 표방했던 ’제3의길‘의 색채를 제대로 못띠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안 전 대표가 ‘당소멸론’을 들고 나온 것도 정동영, 천정배 후보가 당대표가 될 경우 당이 민주당 2중대로 머물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과의 선거연대설이 안 전대표의 출마로 공론화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안 전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연대를 통해, ’호남색’을 빼고 수도권, 나아가 영남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 때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 자유한국당 출신인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영입을 추진했다는 얘기도 비슷한 선상이다. 


이는 호남 중진의원과 동교동계가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만류한 이유가 되며, 반대로 당내 거센 반발에도 안 전 대표가 당대표 출마를 강행한 이유이기도 하다. 안 전 대표가 ‘이번에 당색깔을 확실히 정리를 해야 한다’는 의지를 가지고 나왔다는 것이다.

반면 정동영, 천정배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당의 호남색, 개혁 색체는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의 연대도 마찬가지다. 지선 전략 역시 수도권보다 호남에서의 국민의당 위상강화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내세우며 강한 여당론을 호소하는 민주당에 맞서 정동영, 천정배 의원의 국민의당은 양당체제하에서의 호남 홀대론을 다시 꺼내 들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누가 되든 ‘분열’의 씨앗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특히 정기국회가 끝나고 지방선거를 비롯해, 개헌정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연말께 분당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정동영, 천정배 의원이 되더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들은 사당화의 패해, 탈(脫)안철수를 전대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안 전 대표의 패배는 이른바 창업주를 내친 결과로 안 전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과 당내 친(親)안철수계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이는 이들의 탈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c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