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하자”며 운전석 달려들기도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남성 택시기사가 시속 80㎞로 달리는 도로에서 남자 승객에게 성추행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택시기사 홍모(64)씨를 성추행한 혐의로 신원미상의 60대 A씨의 행방을 찾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피해자 홍씨 진술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3일 새벽 3시 30분께 서울 종로3가에서 “안양으로 가자”며 택시를 타고 이동하던 중 신체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 처음엔 홍씨의 오른손을 만지던 A씨는 곧이어 허벅지 부위와 성기까지 만진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A씨는 운전 중인 홍씨의 운전석까지 달려들어 얼굴에 키스를 하기도 했다.
특히 A씨는 홍씨에게 외곽으로 돌아가자며 경기도 구리 용마터널을 지나 88올림픽도로로 가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호가 없는 이 구간은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달려야하는 곳이다.
이 구간을 시속 80㎞로 달리던 홍씨는 계속해서 운전석으로 달려드는 A씨 때문에 운전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고 진술했다. 홍씨는 “A씨에게 운전하는데 사고가 나면 안되니 이러지 말라고 여러번 경고했지만 부둥켜안는 등 신체 접촉을 계속했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애인을 해달라”고 “당신이 그렇게 생긴 것을 탓하라”라는 등 성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씨는 A씨를 중간에 내리게 싶었지만 당일 장사가 잘 되지 않아 돈을 벌어야 한다는 걱정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운전하는 도중 생명의 위협을 느꼈을 뿐만 아니라 수치심 때문에 너무 고통스러웠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홍씨로부터 차량 CCTV와 카드내역 영수증을 확보한 상태다. 경찰관계자는 “앞으로 피의자를 찾아내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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