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유승민 선수위원이 당분간 우리나라의 유일한 IOC 위원으로 활동하게 되지만 임기 8년의 한시적인 직분이기 때문에 IOC에서 이 회장과 같은 목소리를 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2일 IOC에 따르면, IOC 집행위원회는 이 회장의 가족으로부터 “이 회장을 더 이상 IOC 위원으로 간주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이 회장의 IOC 위원직 사퇴를 공식으로 발표했다.
IOC는 지속적인 병환으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이 회장의 가족과 함께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건희(오른쪽) 회장이 2012년 ‘IOC 평창 동계올림픽 조정위원회’ 구닐라 린드버그 조정위원장과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헤럴드 사진DB] |
이 회장은 2014년 5월 1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켜 인근 순천향대학 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CPR)을 받고 다음날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막힌 심혈관을 넓혀주는 심장 스텐트(stent) 시술을 받았다. 이 회장은 이후 3년 넘게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기간 열린 제105차 IOC 총회에서 IOC 위원으로 선출돼 IOC 문화위원회(1997년), 재정위원회(1998∼1999년) 위원으로 활동했다.
1991년 IOC의 올림픽 훈장을 받았고 대한올림픽위원회 명예위원장으로서 한국이 삼수 끝에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앞장섰다.
이 회장 가족들은 1942년생인 이 회장에게 IOC 정년(80세)이 남았으나 병환으로 정상적인 활동이 어렵다고 판단해 사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관측된다.
입원 전, 건강했던 모습의 이건희 삼성 회장 [헤럴드 사진DB] |
한편 IOC는 이날 이 회장의 사퇴 소식과 함께 집행위원회에서 추천한 루이스 메히아 오비에도 도미니카공화국올림픽위원회 위원장, 칼리드 무함마드 알 주바이르 오만올림픽위원회 위원장 등 집행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한 9명의 새 IOC위원 후보를 공개하고, 오는 9월 13∼16일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제131차 IOC 총회에서 투표로 최종 선출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IOC 위원에 입후보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후보 명단에 없었다. 이 회장이 빠지고 9명이 추가되면 IOC 위원은 총 103명(선수위원 15명)이 된다.
abc@heraldcorp.com